운동 부족한 시민들, 한강에서 몸을 깨우다… 체력 측정이 알려준 내 건강 점수
2025-10-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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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에 울린 ‘건강의 함성’, 시민 체력장 열기 후끈
서울 시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또 한번 입증됐다.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2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9988 서울체력장’은 비가 간간이 내리는 날씨에도 운동 열기로 가득했다. 서울시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스스로 체력을 점검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다지는 취지로 열렸다. 단순한 축제라기보다, ‘건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몸으로 배우는 자리였다.
◆ 운동의 즐거움, 체력존에서 확인하다
행사는 체력존, 식품존, 건강존으로 구성됐다. 그중 체력존은 학창 시절의 체력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스텝박스 오르내리기 등 여섯 가지 종목으로 근력, 유연성, 지구력을 평가했다. 측정을 마친 시민들은 1~6등급의 개인 체력표를 받았고, 서울시 건강관리 앱 ‘손목닥터 9988’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했다.

36세 회사원 김현우 씨는 “평소 운동을 자주 하는 편인데도 3분 스텝박스 테스트가 꽤 힘들었다”며 “생각보다 낮은 등급을 받아 운동을 더 꾸준히 해야겠다는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15세 유승훈 군은 “누가 더 높은 등급을 받는지 경쟁이 붙어 재미있었다”며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단체 훌라후프, AI 자세 교정, 턱걸이 대전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재미와 경쟁 요소가 결합된 체험형 운동은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남겨 장기적인 운동 습관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 식습관의 중요성, 체험으로 배우는 식품존
가족 단위 참여자들이 몰린 식품존에서는 잡곡밥 시식, ‘통쾌한 한 끼’ 주먹밥 만들기 등 건강 식습관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간식 속 당 함량을 각설탕 개수로 시각화한 ‘덜달달 실험실’은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43세 김민정 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에 각설탕이 몇 개나 들어 있는지 보고 깜짝 놀랐다”며 “오늘부터 간식을 조금씩 줄여보자고 약속했다”고 웃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습관 체험은 어릴 때부터 음식의 영양을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길러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 건강존, 기술로 만나는 나의 몸
건강존에서는 ‘손목닥터 9988’ 앱을 통해 개인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법과 AI 체형 분석, 스트레스 지수 측정 등 첨단 헬스케어 기술이 소개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함께 체력 측정을 체험했다. 배우 정준호, 의사 유튜버 남궁인, ‘닥터프렌즈’ 멤버 우창윤·이낙준, 스포츠 트레이너 핏블리 등 다양한 건강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들도 행사에 동참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대표 건강앱 ‘손목닥터 9988’이 4년 만에 이용자 250만 명을 돌파했다”며 “운동·식습관·정신건강을 아우르는 시민의 ‘생활 주치의’ 역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체력 측정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이유
이 같은 시민 체력 측정 행사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스스로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강 관리의 출발점이다. 체력은 단순히 ‘운동 능력’이 아니라 신체 회복력과 질병 저항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근력과 유연성, 심폐지구력 등 기초 체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만성질환의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예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체력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운동 처방이 가능해지면, 시민들이 스스로 건강 목표를 세우고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꾸준한 체력 관리는 혈압 조절, 체지방 감소뿐 아니라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2030년까지 서울 전역에 체력인증센터 100곳
서울시는 시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체력을 측정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2030년까지 ‘체력인증센터’를 100곳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손목닥터 9988’은 내달부터 대사증후군 관리, 치매 예방, 금연 클리닉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통합 건강 플랫폼 ‘손목닥터 9988 2.0’으로 새롭게 개편된다.
오세훈 시장은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가 단순 기록을 넘어 시민 개개인의 생활 속 건강 코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