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수생 4명 중 1명, 월소득 '이 정도' 이상은 버는 집 자녀들이었다

2025-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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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의 그늘’… 고소득층 중심으로 재편된 재수생 현실

대학 입시 재도전을 택한 학생 네 명 중 한 명은 월 가구소득이 8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N수생의 상당수가 높은 사교육비를 감당하며 대학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지만,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원하는 대학이나 전공에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24년 N수생 사교육비 조사모델 개발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국 17개 대학 신입생 중 N수생 18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월평균 가구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비율은 23.4%에 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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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소득을 모른다’는 응답을 제외하면, 800만원 이상이 가장 많았고 500만~600만원 미만(8.6%), 300만~400만원 미만(7.6%)이 뒤를 이었다. 사교육 경험 비율은 전체 평균이 76.4%였지만, 고소득층 N수생은 85.5%로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재수 이상의 선택이 소득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며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학업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N수생의 사교육비는 평균적으로 월 2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재수종합반 학원, 단과학원, 온라인 강의, 입시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이 포함된 수치다. 이를 전체 N수생 규모에 대입하면, 2023학년도 기준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가 지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입시컨설팅 이용 비율은 19.7%로 5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컨설팅 횟수는 1~2회가 대부분이었으며, 총비용은 100만원 이상이 33.7%로 가장 많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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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육 전문가는 “사교육비가 단순히 학습 지원을 넘어 ‘불안 완화비용’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N수 문화는 경제력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의 격차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N수생의 고등학교 3학년 평균 내신은 3~4등급이 2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4~5등급(25%), 2~3등급(17.4%) 순으로, 중위권 학생들의 재도전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희망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서’ N수를 선택한 경우가 40.3%로 가장 많았으며, 의약학계열은 ‘합격한 대학에 만족하지 못해서’가 주요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N수를 했음에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는 응답이 68.1%, ‘희망 전공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비율이 47.9%로, 현실적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4%는 “한 번 더 N수를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자연계열과 예체능, 공학계열 학생들이 특히 재도전 의향이 높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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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입시의 문제를 넘어 청소년 정신건강의 경고음으로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재수 이상의 장기 수험 생활이 수면 부족, 만성 스트레스, 자존감 저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수험생의 62%가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답했고, 10명 중 4명은 ‘학습 불안으로 인한 소화 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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