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선은 절대로 '옥돔'이 아닙니다…'이것' 잘 몰라 손해 보는 사람 속출
2025-10-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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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속이는 유사 어종의 위험
제주를 대표하는 고급 생선 옥돔. 하지만 최근 일부 식당에서 판 옥돔구이 중 몇몇은 '옥돔'이 아닌 '옥두어'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 충격이 커지고 있다. 외형이 비슷하다는 점을 악용해 손님을 속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 법원에서도 이를 두고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28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 지역 음식점 업주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A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에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옥돔과 외형이 유사한 ‘옥두어’를 구입해 손님들에게 제주산 ‘옥돔구이’로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결과 A씨는 4천만 원 상당의 옥두어 1,245㎏을 매입해, 이를 식당에서 1마리당 3만6천 원에 판매하며 약 9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겉으로 보면 차이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점을 노린 행위였다.
옥돔과 옥두어는 모두 농어목 옥돔과에 속하지만 서로 다른 종이다. 옥돔은 살이 부드럽고 기름기가 적당해 은은한 단맛과 촉촉한 질감이 특징이다. 특히 제주에서는 제사상에 오를 만큼 귀한 생선으로 여겨지며, 대표적인 고급 수산물로 꼽힌다. 반면 옥두어는 색이 다소 탁하고 육질이 단단하며 감칠맛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가격이 옥돔보다 약 4배가량 저렴하다.
실제 제주 어시장에서 옥돔의 도매가격은 1㎏당 약 6만~7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지만, 옥두어는 1만5천 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자 입장에서는 저가의 옥두어를 구입해 ‘옥돔’으로 속여 팔 경우, 원가를 크게 줄이면서도 동일한 판매가를 유지할 수 있어 높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문제는 일반 소비자가 이 둘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리 전 생선 상태를 보면 옥돔은 옅은 분홍빛을 띠고 비늘이 고운 반면, 옥두어는 회색빛이 도는 경우가 많다. 또 옥돔의 꼬리지느러미는 부드럽고 둥근 형태지만, 옥두어는 뾰족하게 모여 있다. 입의 방향도 차이가 있다. 옥돔은 입이 작고 위로 향하지만, 옥두어는 입이 크고 아래쪽으로 기울어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도 구이로 조리된 뒤에는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금고형 이상의 전과가 없고,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점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점에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표시 실수나 혼동이 아닌, 명백한 식품 사기로 판단됐다.
제주 지역에서는 과거에도 비슷한 옥돔 둔갑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해 왔다. 옥돔은 제주를 대표하는 고급 어종이자 제사·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제주산 옥돔 자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옥돔을 구입하거나 외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식당에서는 메뉴판과 영수증에 '제주산 옥돔'으로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옥돔 한 마리 가격이 2만 원 이하로 표시되어 있다면 옥두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온라인몰이나 포장 제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옥돔(국산) 또는 옥돔(제주산)으로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옥두어 혹은 옥돔과 어류로 표기된 경우에는 다른 종일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 측은 지역 대표 수산물인 옥돔의 브랜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유사 어종의 유통 단속을 강화하고, 위반 업소에 대한 처벌을 더욱 엄격히 할 계획이다.


옥돔 vs 옥두어… 구별법은?
옥돔과 옥두어는 이름과 생김새가 비슷해 소비자들이 자주 혼동하지만, 사실 두 어종은 명확히 다르다. 진짜 옥돔은 주로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고급 어종으로, 예로부터 제사상과 고급 요리에 쓰여왔다. 반면 옥두어는 중국이나 동남아산이 많으며 '흑옥돔' '백옥돔' 등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유사 어종이다.
겉보기에는 닮았지만, 자세히 보면 육안으로 구별 가능한 특징이 뚜렷하다. 옥돔은 눈 아래 은백색 삼각형 반점이 선명하게 나타나며, 몸통 중앙에 노란색 세로띠가 뚜렷하게 이어진다. 채색 또한 밝은 선홍색이나 연노랑빛으로 화려하다. 반면 옥두어는 반점이 없고, 몸통의 줄무늬가 흐리거나 거의 없어 전체적으로 회색빛 또는 탁한 붉은빛을 띤다.
꼬리지느러미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진짜 옥돔은 가로 방향으로 5~6개의 노란 줄무늬가 뚜렷하게 보이지만, 옥두어는 2~3개의 흐린 세로줄이 나타나 파도처럼 물결무늬에 가깝다. 또 옥두어는 옥돔보다 배지느러미가 더 넓고 면적이 크다는 점도 구분 포인트다.
실제 구매 시에는 눈 밑 삼각형 반점과 몸통의 노란 세로띠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국내산·제주산 옥돔은 포장과 원산지 표시가 정확하며, 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대부분 '제주 옥돔' 또는 '국내산 옥돔'이라는 문구가 명확히 적혀 있다. 반대로 좌판에서 포장 없이 저렴하게 벌크로 판매되는 제품이나, '백옥돔' '흑옥돔'이라는 명칭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 옥두어일 가능성이 높다.
또 한 가지 꿀팁은 건조 상태보다 생물 상태일 때 색상 차이가 훨씬 분명하다는 점이다. 생물 옥돔은 채색이 선명하고 빛깔이 살아 있지만, 옥두어는 탁하거나 붉은빛이 흐려진다. 따라서 시장이나 수산 코너에서 직접 확인할 때는 색이 얼마나 화려한지, 몸통에 띠가 선명한지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진짜 옥돔을 고르려면 '눈 밑 삼각형 반점 + 몸통 노란 세로줄 + 꼬리의 가로 노란 줄' 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이 세 가지 특징만 눈여겨봐도 중국산 유사 어종에 속지 않고, 진짜 제주 옥돔을 제대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