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에 있는 곳 맞아? 노량진 수산시장엔 없는 '희귀 해산물'의 천국
2025-10-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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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없는 해산물이 가득... 서울서 가장 가까운 수산시장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선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생선이 가득한 곳이 서울 근교에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산지 수산시장이 있는 곳 경기 김포시 대명항이다.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이 '의외의 숨은 맛도리가 가득해서 놀랐던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산지 수산시장'이란 제목으로 최근 게재한 영상에서 김포 대명항 수산시장의 다양한 품목을 소개했다.
오랜만에 찾은 대명항은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시장 앞 좌판이 살짝 자리를 바꿨고 점포 수도 많아졌다. 야채와 과일을 파는 작은 장터에선 강화도 특산물인 순무를 많이 팔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는 갑오징어가 보였고, 갈치와 병어가 많이 나와 있었다. 병어는 회부터 구이, 조림, 매운탕까지 안 어울리는 요리가 없다. 갈치는 이맘때 한창 맛이 드는 생선인데, 이날 보이던 갈치들은 상태가 반짝반짝한 것으로 보아 제주도나 타 지역에서 잡힌 것으로 추정됐다.
가을 대표 생선 전어도 많이 나왔다. 구이용 선어도 많지만 살아서 팔딱거리는 횟감용 활어도 많았다. 집집마다 수조에 전어가 한가득이었지만 의외로 아직 씨알은 크지 않아 뼈 썰어 먹을 만한 크기가 많았다. 활어를 구입해 즉석에서 회를 떠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썰어놓은 회를 한 팩 사서 간단히 먹을 수도 있다. 포장된 전어회는 뼈 통으로 썬 것과 뼈째 좀 더 잘게 썬 것, 포를 뜬 것 등 다양했다.
영상 제작자는 "원래 포장된 것은 웬만하면 잘 추천하지 않는데, 병어나 전어 등 원래 선어를 많이 먹는 횟감들은 포장된 것을 골라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광어나 우럭같이 활어회로 많이 접하는 생선들은 포장회를 구입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선어회감인 준치도 있었다. 청어 사촌인 준치는 가시가 많아 아예 뼈째 아주 얇게 썰어 먹는다. 살 자체에 꽤 기름기가 있고 육질이 부드러워 맛이 상당히 좋다.
웅어 역시 선어 횟감이다. 주로 큰 강 하구 지역에서 잡히는 생선인 웅어 역시 뼈째 썰어 먹는다. 가격도 무척 저렴하고 수율도 아주 좋다. 영상 제작자는 "이것을 막 썰어서 매콤새콤하게 무쳐 먹는 게 제일 맛있다"며 "준치나 웅어 같은 것들은 노량진 등 내륙 시장에선 볼 수 없는 품목"이라고 소개했다. 
손질된 복어를 파는 곳도 있었는데 가격이 비쌌다. 노란색 복어 때문이었는데 바로 황복이다. 황복은 우리나라 복어 중 가장 비싼 종이다. 제대로 하는 집에 가면 kg당 무려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특성이 있어 한강 하구에 인접한 이 지역에서 잘 잡힌다.
작은 복어들도 눈에 띄었다. 참복이라고 부르는 고급 복어인 자주복의 새끼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역시 맑은 탕으로 많이 먹는다. 
그 외에도 삼치나 민어 등의 선어류가 많았다. 자연산 참돔도 보였다. 국산 참조기는 씨알이 자잘했다. 영상 제작자는 "작은 사이즈의 참조기보다 차라리 황석어로 불리는 황강달이를 더 추천한다"며 "비슷한 씨알이면 맛도 비슷한데 좀 저평가돼서 가격도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대명항은 100% 자연산만 판매하지만 그중 유일한 양식 품목이 하나 있다. 바로 가을에 나오는 흰다리새우다. 시즌 막바지라 사이즈가 아주 실했다. 한동안 정말 귀하던 자연산 대하가 최근 몇 년 전부터 많이 나오면서 가격도 많이 내렸다. 대하가 안 잡힐 때는 가격이 비쌌던 녀석이다. 암컷이 좀 더 씨알이 굵기에 단가가 더 나간다.
젓갈용 생새우도 많았다. 굵은 것은 보통 믹서로 갈아서 쓰고, 작은 것은 바로 소금을 쳐서 새우젓을 만든다.
갑오징어가 보였는데 크기는 작았다. 가을 햇갑오징어였다. 가을에 잡히는 갑오징어는 봄철 잡히는 것보다 사이즈가 자잘하다. 올해 여름에 태어난 새끼들이 조금 자라서 잡힌 것이다. 크기가 작은 데다가 봄에 비해 수요가 적어 가격도 무척 저렴했다. 작지만 대신 육질이 굉장히 연하다는 게 특징이다.
상인은 "이런 것은 보통 간단하게 통찜으로 먹는다"며 "딱히 별다른 손질이랄 게 없고 그냥 깨끗하게 씻어서 찜기에 넣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주꾸미도 마찬가지였다. 갑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여름에 나온 새끼들이 가을에 잡힌 것이라 사이즈가 작았다. 대신 육질이 훨씬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kg당 2만원이었다.
선도 좋은 횟감 꼴뚜기들도 나왔다. 갑오징어, 쭈꾸미, 꼴뚜기, 낙지 등 이맘때 두족류들은 다 맛있다.
예전과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조개류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에는 가끔 나오는 백합 정도밖에 볼 수 없었는데 조개류를 많이 들여와 구성을 보완했다. 자연산 홍합, 가무락조개(모시조개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이름은 가무락조개), 바지락, 키조개 등 꽤 다양한 종류의 조개를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조개도 있었다. 이름이 우럭조개였다. 사실 우리가 아는 우럭의 정확한 표준명칭은 조피볼락이고, 표준명 우럭은 바로 이 조개를 가리킨다.
대명항의 마스코트는 바로 꽃게다. 이맘때 꽃게 물량이 집집마다 엄청나다. 가게마다 시세도 거의 비슷하고 대부분 살도 좋을 시기라 적당한 집에서 사이즈만 골라 구입하면 된다. 보통 활게는 사이즈에 따라 kg당 2만원에서 3만원까지 하는데, 아직 굳이 큰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직까지는 중자 정도 사이즈가 제일 수율이 좋다.
가을엔 수꽃게라고 들 하지만 이맘때쯤은 암놈들도 괜찮다. 시즌 초반 텅텅 비었던 암컷들도 이제 다시 알소가 차오른다. 봄에 나오는 것에 비할 바 아니지만 대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암컷 수컷 가격이 똑같다.
범게도 나왔다. 껍데기가 딱딱하지만 내장 맛이 기가 막힌 게다.
영상 제작자는 kg당 2만5000원짜리 암꽃게를 구입했다. 시장에서 산 주꾸미는 볶음으로, 암꽃게는 찜으로 주문했다. 1kg을 볶으니 둘이 먹기에 양이 엄청났다. 새우튀김도 주문했고 칼국수도 시켰다.
주꾸미는 크기가 작아 한 입에 한 마리씩 먹기 딱 좋았다. 작은 까닭에 육질은 훨씬 더 연했다. 가을 주꾸미는 알이 없어 대가리가 텅텅 비어 있었다. 새우튀김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나왔다. 암꽃게는 내장도 아주 맛있었고 살의 단맛이 수컷보다 진했다.
영상 제작자는 "서울에서 아주 가까우면서도 지리적 특성 덕에 의외로 재밌고 특이한 생선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이곳 대명항의 장점"이라며 "산지에 왔으니 이런 특색 있는 것들에 도전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