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사망 직원 유가족 "딸 같은 아들, 지갑 속 사진이 영정사진 됐다"
2025-10-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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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뮤지엄, 26세 직원 사망의 충격적 이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6세 직원이 지난 7월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사망자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 인천점 직원 정효원씨로, 지난 7월 16일 인천 숙소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입사 14개월 만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별다른 지병은 없었다.
28일 국민일보는 정 씨 유족 인터뷰를 보도했다. 고인은 아들만 둘 있는 집안에서 분위기 메이커이자 ‘딸 같은 아들’이었다고 한다. 언젠가 아들이 취업용 증명사진을 찍었다며 “아빠, 잘 간직하고 있어야 해”라며 작은 증명사진 하나를 쥐여줬는데, 지갑 속에 넣어놨던 이 사진이 그의 영정사진이 됐다.
유족은 고인이 사망 직전 장시간 근무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재해발생경위서에 따르면, 정씨는 사망 전 일주일 동안 약 80시간 12분을 근무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는 사망 전 12주 평균 근무시간인 58시간 32분보다 약 30% 증가한 수치다.

정씨는 런베뮤 수원점에 입사한 뒤 강남점, 잠실점, 도산점 등을 거쳤다. 올해 7월 1일 인천점 개점을 앞두고 근무지를 옮겼다. 인천점은 런베뮤 국내 일곱 번째 지점으로, 개점 준비 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정씨의 본가는 경기도 화성으로, 인천점 발령 이후 숙소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급성 과로가 사망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의당은 28일 성명을 내고 “사망 전날 오전 9시에 출근해 자정 직전에 퇴근했고, 사망 닷새 전에는 21시간 연속 근무했다”며 “만성 과로와 급성 과로가 겹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족은 또 회사가 근로시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정모씨는 “유족이 요청한 근무시간 자료를 회사가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런베뮤 운영사 엘비엠(LBM)은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직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3.5시간이며, 고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장 오픈을 앞둔 시기에 연장근로가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주 80시간 근무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LBM은 “노동청 등 관계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근태관리 기록 의무화 등 내부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전 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의 유족은 현재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인정을 신청한 상태다. 공단 조사가 진행되면 정씨의 근무시간과 근무환경, 건강 상태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