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분식점 김밥 먹고 식중독 사태…192명 동시에 발병했다
2025-10-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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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역학조사 착수
부산의 한 분식점에서 식사를 한 손님들이 잇따라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연제구청은 지난 19일 연제구에 위치한 한 분식점에서 김밥과 떡볶이 등을 먹은 손님 192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환자 대부분은 같은 날 점심 무렵에 해당 음식점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토, 복통, 설사 등 증상을 호소한 사람 중 86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나머지는 통원치료 또는 자택 요양 중이다.

보건당국은 20일 첫 신고가 접수된 직후 현장에 조사관을 파견해 식재료, 조리기구, 종업원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검체를 채취했다. 채취된 시료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세균 및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약 일주일 뒤 나올 예정이다.
유증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점을 고려해 연제구는 해당 음식점에 3일간의 영업 중단을 권고했다. 식당 측은 식재료를 전량 폐기하고 내부 방역 및 소독을 완료한 뒤 현재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현행법상 검체 분석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강제적인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연제구 관계자는 “검체 결과와 역학적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단일 음식점 관련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으며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 중이다.
보건당국은 환자 명단과 섭취 메뉴를 대조해 공통 식품군을 파악하고 있으며, 김밥 재료의 보관 온도나 조리 과정 중 교차오염 여부도 조사 중이다.
또한 비슷한 메뉴를 취급하는 인근 업소에 대해 냉장시설 점검과 조리기구 소독 실태를 확인하는 등 추가 피해 예방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독소 등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해 발생한다. 여름철뿐 아니라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도 쉽게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조리 과정에서 세균 증식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원인균으로는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다.

주요 증상은 구토, 설사, 복통, 발열이며, 심한 경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이어져 신장 손상이나 혈압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임신부의 경우 면역력이 낮아 증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식중독의 기본 치료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심한 설사나 구토로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면 수액 치료가 필요하며, 원인균이 세균성으로 밝혀지면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가벼운 증상일 경우에는 미음이나 죽 등 자극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며, 기름진 음식과 유제품,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같은 음식을 함께 먹은 사람에게도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은 대부분 일시적인 장염으로 그치지만, 경우에 따라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장내 세균 독소가 혈류를 타고 퍼지면 패혈증이나 용혈성요독증후군(HUS)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부 식중독균은 잠복기가 길어 감염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기도 하며, 감염 후에도 장내에서 균이 일정 기간 배출될 수 있어 2차 감염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음식 조리 전후 손 씻기, 익혀 먹기, 보관 온도 관리 등 기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다.
한편 연제구는 검체 분석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식중독 원인균을 공개하고,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조리된 김밥류는 가능한 당일에 섭취하고, 장시간 상온 보관은 피해야 한다”며 “재사용 조리기구나 위생장갑을 자주 교체하고, 식재료 세척 후에는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