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다 제쳤다…도시락계 절대강자의 정체는
2025-10-29 17:50
add remove print link
차별화 전략으로 업계 1위 차지
도시락 전문 브랜드 한솥이 편의점 도시락의 강세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와 판매가 분리된 편의점 도시락과 달리,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판매하는 ‘즉석 도시락’ 방식이 차별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솥은 1993년 창립 이후 국내 도시락 전문점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다. 2025년 10월 기준 81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지난해 한솥은 매출 1406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6%, 0.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외식이 제한되면서 학생과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가 한솥으로 몰렸다. 2019년 950억 원이던 매출은 2020년 996억 원으로 4.8% 증가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13%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9~10%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눈에 띄는 건 편의점 도시락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편의점 업계는 PB 도시락 경쟁에 돌입했다. GS25는 2014년 배우 김혜자와 손잡고 ‘혜자로운 도시락’을 내놓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CU는 백종원 대표와 협업한 ‘백종원 도시락’으로 반격에 나섰고, 세븐일레븐도 혜리를 모델로 한 ‘혜리 도시락’을 출시했다.
편의점 도시락 전쟁이 시작된 2014년, 한솥의 연매출은 804억 원이었다. 이후에도 2015년 860억 원, 2016년 935억 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솥 마니아’들의 충성도 높은 소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솥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매출 역성장을 피했다.

편의점 도시락의 강점은 전국 5만여 개 점포의 접근성과 즉시 구매 가능성이다. 가격 또한 4000~5000원대로 저렴하며 반찬 구성도 다양하다. 이는 대부분 ‘노마진’ 전략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한솥의 강점은 ‘즉석 조리’ 방식에 있다. 공장에서 미리 제조된 도시락을 점포에서 판매하는 편의점과 달리, 한솥은 주문 즉시 매장에서 밥을 짓고 반찬을 조리한다. 특히 밥맛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큰 차이로 작용한다. 한솥은 ‘신동진 단일미’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밥을 짓고, 매월 취반 메뉴얼을 업데이트해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원가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한솥의 매출 원가율은 80~83% 수준으로, 일반 식품 제조업체들의 50~60%보다 월등히 높다. 이 구조를 통해 메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편의점 도시락이 제공하지 못하는 국물 메뉴나 구성 유연성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스페셜 고등어 부대찌개 도시락’은 고등어, 제육볶음, 부대찌개가 함께 구성된 메뉴로, 국물이 부족한 편의점 도시락의 한계를 겨냥한 제품이다. 인기 반찬을 더한 ‘더블’ 시리즈 역시 다양한 반찬 조합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솥과 편의점 도시락은 방식과 전략이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편의점 도시락에서 아쉬워했던 부분을 채워준 것이 한솥의 생존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