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최고급인데…30년간 품질 올라 더 맛있어졌다는 '한국 대표 고급 식재료'

2025-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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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률 36.4%에서 38.8%로 증가
마블링 100g당 10.7g에서 14.3g으로 증가

한우의 품질이 지난 30여 년 동안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우의 성장 속도와 육질 전반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트에서 한우를 쇼핑하는 사람들의 모습. / 롯데쇼핑 제공-뉴스1
마트에서 한우를 쇼핑하는 사람들의 모습. / 롯데쇼핑 제공-뉴스1

농촌진흥청은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생후 6개월령 한우의 체중은 144.7㎏에서 최근 157.7㎏으로 증가했다. 도축 전 체중 역시 575.5㎏에서 756.3㎏으로 31.4% 늘었으며, 근내지방도(마블링)는 3.62에서 5.10으로 개선됐다. 마블링은 생후 16개월 이후 빠르게 형성돼 30개월령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품질 향상은 성장 단계별 영양 관리와 사양기술 정밀화의 결과로 예측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유전능력 개량, 맞춤형 사양기술 고도화, 체계적 품질관리 등 세 가지 연구 축을 중심으로 한우 품질 혁신을 추진해왔다.

자료사진. 부산의 한 한우농가의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부산의 한 한우농가의 모습. / 뉴스1

한우 개체 형질이 과학적으로 분석되도록 하는 유전능력 평가 체계는 1993년부터 운영됐다. 이후 2017년에는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씨수소 선발 기법이 도입돼 평가 정확도가 5~11%포인트 높아졌다.

2020년부터는 농가 암소를 대상으로 한 '유전체 유전능력 분석 서비스'가 상용화돼, 혈통 정보만을 이용할 때 40%에 그쳤던 농가 보유 암소의 유전 능력 예측 정확도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면서 60% 수준으로 향상됐다. 이를 통해 암소 선발 효율이 높아지고 출하 수익이 개선되면서 연간 경제적 효과가 약 11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우의 성장단계별 영양 수준에 맞춘 사양관리 체계도 구축됐다. 육성기에는 양질의 건초를 급여하고, 비육기에는 볏짚 위주의 사료를 제공해 영양 균형과 사료 효율을 동시에 높였다. 이러한 관리 체계는 2022년 개정된 '가축사양표준'에 반영돼 농가의 사료 배합 효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한우의 영양소 요구량에 맞춰 농가가 쌀겨나 맥주박 등 농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섬유질배합사료(TMR)를 직접 제조·급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이를 자가 제조할 경우 일반 배합사료보다 사료비를 10~4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고객들이 한우를 고르는 모습. / 뉴스1
마트에서 고객들이 한우를 고르는 모습. / 뉴스1

한우의 체형과 육질 역시 현저히 개선됐다. 실제 식용 가능한 살코기 비율(정육률)은 36.4%에서 38.8%로 높아졌고, 등심의 지방 함량(마블링)은 100g당 10.7g에서 14.3g으로 33% 이상 증가했다. 육즙을 유지하는 능력(보수력)도 21%가량 향상돼 풍미와 촉촉한 식감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진흥청은 미래 준비에도 나선다. 축산과학원은 품질 향상과 더불어 비육 기간을 단축하는 연구를 병행 중이다. 출하 시기를 기존 30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할 경우, 장내 발효와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여 연간 약 18만 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한우

최근 우리 식탁에서 프리미엄 고기로 꼽히는 한우는 뛰어난 풍미와 더불어 영양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맛 측면을 보면, 한우는 적절한 지방 마블링이 특징이며 이 지방이 고기 속 단백질과 어울려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움을 제공한다. 특히 국내산 한우의 경우 사육 방식, 사료, 관리 여건 등이 엄격히 규제돼 품질이 고르게 유지된다.

영양적으로도 한우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 100g당 약 20 g 안팎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근육 합성과 조직 재생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쇠고기에 포함된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 단백질'로 분류되기도 한다. 더불어, 한우에 들어 있는 철분, 아연, 셀레늄 등 미량무기질은 체내에서 중요한 생리작용을 돕는다. 예컨대 철분은 산소 운반에 필수이며, 아연은 면역기능과 피부 건강에 기여한다.

지방 성분 측면도 특이하다. 한우의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이 혼재돼 있지만, 비교적 적당한 마블링을 통해 풍미를 살리면서도 과도한 지방이 남지 않도록 균형을 맞춘다. 이로 인해 씹을 때 느껴지는 풍미와 고소함이 살아난다.

다만 영양학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의할 점도 존재한다. 고기의 지방 비율이 높아질 경우 열량이 상승하고 포화지방 섭취가 늘 수 있어, 균형 있는 식단 운용이 필요하다. 특히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과도한 기름, 양념, 굽기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해물질 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한우를 선택할 때는 지방 마블링 상태와 신선도, 등급 등을 살피고, 조리 시에도 굽기 온도나 시간, 채소 반찬과의 조합 등을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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