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최민희 논란... 민주당도 당혹

2025-10-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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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끝날 수준이 아니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딸 혼사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스1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딸 혼사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스1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결혼식 한 건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딸 결혼식을 둘러싼 축의금 논란이 확산하면서 최 위원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29일자 중앙일보 인터넷판 인터뷰에서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다른 의원도 "국민의힘에 공세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같은 매체에 "해프닝으로 끝날 수준이 아니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억울해도 가만있어야 하는데 최 위원장이 '끝까지 이겨보겠다'고 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 당내 동정 여론이 없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의 딸이 SNS에 결혼 날짜를 '2024년 8월'로 표기해 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9월 웨딩사진을 공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결혼식은 국정감사 기간인 지난 18일에 열렸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결혼식을 치른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 위원장과 직접 통화해 MBC 보도본부장 퇴장 사건의 경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대표가 직접 경위 파악을 위해 전화했다는 자체가 당 지도부의 염려, 국민의 염려를 전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을 두둔하던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번 정리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당 지도부에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며 최 위원장을 엄호했던 것과는 자못 태도가 달라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도 최 위원장을 공개 비판했다. 최 위원장이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고 SNS에 글을 올린 데 대해 곽 의원은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6일에는 최 위원장이 국회 본회의 중 국내 대기업 등 피감기관, 일부 정치인의 축의금 액수가 적힌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서울신문 카메라에 잡혔다. 최 위원장 측은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한 내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날 과방위 국정감사장에선 최 위원장에 대한 집중 공격이 이뤄졌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들에게 "축의금 돌려받았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민희의 18가지 잘못’이란 글을 올려 최 위원장에게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한다"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이니 일일이 대응 않겠다"면서도 회의 도중 증인들에게 "저희에게 청첩장을 받았나. 보내지 않았으니 확인해달라"고 일일이 물었다. 그는 "국감이 끝나면 지금 한 모든 문제제기에 사실만 확인해 페이스북에 올리겠다"고도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최 위원장은 공적 권한을 사적 이익에 이용한 잘못 인정하지 않고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태도로 일관하며 '사리사욕의 끝판왕'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013년 대법원 판례를 고발장에 적시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소속 공무원이 지도·감독 대상 기업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보내 축의금 530여만원을 받아 뇌물죄를 인정받은 판례를 근거로 삼겠다는 것이다.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에서 "최 위원장이 보좌관에게 결혼식 축의금 정리를 시켰다"며 "사적 지시로 인한 '직권남용', 계좌를 통한 반환에 의한 '금융실명제 위반' 여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최 위원장을 갑질로 신고하겠다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방문했지만 문이 닫혀 있어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을지로위는 힘 없는 '을'의 편이 되겠다며 2013년 민주당이 발족한 당내 기구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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