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고려시대 때 지어졌는데…드디어 ‘국보’ 지정 예고된 ‘보물’
2025-10-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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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 시기·배경 밝혀진 고려 초 대표 석탑
경북 예천군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고 30일 밝혔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고려 현종 2년(1011년)에 완공된 석탑으로, 건립은 그 전 해인 1010년에 시작됐다. 건립 시기와 배경이 명확히 밝혀진 보기 드문 고려 초기 석탑 가운데 하나로, 당시 석조 건축 양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꼽힌다.
이번 국보 지정 예고는 예천이 지닌 천년 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석탑은 주요 부재가 거의완전하게 보존돼 있으며, 구조적 완성도 또한 높다.
상·하 2층으로 구성된 기단과 4단 옥개받침(지붕 받침돌)은 통일신라 석탑의 전통을 잇고 있다. 동시에 고려시대만의 독자적인 조형미를 창출해 이후 건립된 석탑 양식의 기준이 됐다는 점에서 예술적·역사적 의미가 크다.
특히 상층기단 갑석 하부와 면석에 새겨진 190자 명문에는 석탑의 건립 시기, 배경, 주체가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광군(光軍)’과 ‘향도(香徒)’ 등 다양한 계층이 건립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나 당시 사회 구조와 군제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금강봉을 든 형상과 노반석까지 이어지는 안상(눈모양 문양)의 세밀한 조각은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섬세한 조형미는 고려 석탑 조각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최근 실시된 발굴조사에서는 석탑의 원위치와 기초 구조가 명확히 확인됐다. 또한 정밀 과학조사 결과 석탑을 이루는 29개 부재 모두가 역질 사암(자갈이 섞인 사암)으로 제작된 사실이 밝혀져, 문화유산의 진정성 역시 입증됐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심의위원회의심의를 통과하면 국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국보 지정 예고는 예천군민 전체의 자부심이자, 천년 역사와 정신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