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면 가장 예쁘다…단풍 맛집으로 급부상한 '국내 단풍 명소'
2025-10-30 15:05
add remove print link
전망대 개장 후 인기 급상승, 전국 여행객 발길
단풍빛으로 물든 보발재를 중심으로 단양의 산세와 풍경이 가을 감성으로 채워지고 있다.

단양군은 소백산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가곡면 보발리에서 영춘면 백자리 구간의 보발재가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며 ‘가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단양의 대표 명소로 꼽히는 보발재는 굽이진 고갯길 양옆을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가득 채우며 주홍빛 터널을 만든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시간에는 단풍잎이 부드럽게 빛나고 해질 무렵이면 노을빛이 더해져 길 전체가 붉은 물결처럼 변한다. 걷는 내내 계절의 온도가 느껴지고, 차량으로 이동하더라도 창밖 풍경만으로 충분히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보발재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겨울의 설경은 세계기상기구(WMO)가 발간한 2025년 공식 달력의 12월 대표 이미지로 선정되며 국제적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눈 덮인 숲길과 나뭇가지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선의 조화는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장면이 되었고, ‘사계절 모두 빛나는 단양’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보발재 전망대도 인기를 더하고 있다. 높이 8m, 너비 32m, 면적 1040㎡ 규모의 2층 구조로 조성된 전망대에서는 단양의 산세와 굽이진 단풍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탁 트인 풍경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이 몰리며, SNS에서도 ‘단양 가을 감성 스폿’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보발재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카카오모빌리티가 발표한 ‘가을 단풍 여행지도’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 결과 60대 이상 국내 핫플레이스 4위, 방문 증가율 423%를 기록했다. 단양이 세대 구분 없이 감성을 채우는 힐링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양군은 단풍 절정기를 맞아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주차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도로 정비를 마쳤으며, 보발1리 부녀회가 운영하는 ‘보발재 먹거리장터’에서는 따끈한 육개장과 손두부, 감자전이 여행객의 허기를 달랜다. 향긋한 단풍 냄새와 함께 퍼지는 음식 냄새가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가을 정취를 더할 공연도 이어진다. 오는 11월 1일에는 퓨전국악팀 ‘하나연’이 감성 버스킹을 펼치고, 2일에는 팝페라 그룹의 특별 공연이 정오부터 진행된다. 산자락에 울려 퍼질 음악이 단풍의 색감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 관계자는 “보발재는 봄의 야생화와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까지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단양의 대표 명소”라며 “보발재 전망대뿐 아니라 단양강 잔도, 도담삼봉, 만천하스카이워크, 온달관광지 등 인근 관광지와 함께 단양의 가을을 오감으로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단양 보발재 단풍길 따라…함께 가볼 만한 가을 명소들
단양을 찾는다면 보발재만 보고 돌아서기 아쉽다. 가을빛이 완성되는 길 위에는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들이 여럿 있다.
단양군은 가곡면 두산길에 위치한 ‘카페산’을 단양의 대표적인 뷰 포인트로 소개한다. 해발 600m 고지에 자리한 이곳은 사방이 뚫린 전망 덕분에 소백산 자락과 남한강 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엔 멀리 솟은 산봉우리들까지 시원하게 드러나 단양 전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순간, ‘하늘을 나는 단양’이 왜 유명한지 실감하게 된다.

단양의 상징으로 꼽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는 그 자체로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원형 유리바닥 전망대에 서면 소백산과 금수산, 월악산 등 백두대간의 능선이 동서남북으로 펼쳐진다. 특히 남한강 위로 80m 높이에서 삼지창 모양으로 뻗어 나온 하늘길에 서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전망대 아래에는 짚와이어 시설도 마련돼 있어 만학천봉에서 출발해 980m 구간을 활강하며 단양의 절경을 스릴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도 새롭게 변해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명소다.

트레킹을 좋아한다면 ‘단양강 잔도’를 놓칠 수 없다. 총 길이 1.12km의 이 길은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남한강 절벽을 따라 만들어져 강과 절벽 사이를 걷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바위와 물이 맞닿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끼터널과 수양개 선사유물 전시관, 빛터널 등 다양한 볼거리도 이어진다. 걷는 재미와 풍경, 역사적 감흥이 한데 어우러진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단양팔경의 으뜸으로 꼽히는 ‘도담삼봉’은 단양 여행의 정점을 찍는 곳이다. 남한강 한가운데 솟은 세 개의 바위 봉우리가 나란히 선 풍경은 국내에서 유일하다. 강 위에 떠 있는 듯한 삼봉 사이로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몽환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퇴계 이황, 정선, 김홍도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았고, 그들의 작품은 인근 삼봉 스토리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도담삼봉 근처에는 단양팔경 중 또 다른 명승지인 석문도 가까워 하루 일정으로 함께 둘러보기 좋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지금, 보발재를 중심으로 카페산의 시원한 뷰, 스카이워크의 스릴, 잔도의 낭만, 도담삼봉의 고요함을 이어보면 단양의 가을이 얼마나 깊고 다채로운지 자연스레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