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늘고 수척한 모습…4개월 만에 내란 재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2025-10-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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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재구속 후 16차례에 걸쳐 재판에 불출석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난 7월 재구속 후 16차례에 걸쳐 재판에 불출석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30일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모습을 나타냈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온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서는 재판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착용하고 왼쪽 가슴에 수형번호가 적힌 표지를 단 채 서류봉투를 손에 들고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 9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 때와 비교해 흰머리가 늘고 한층 수척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윤 전 대통령이 착석하자 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오늘 출석했는데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며 "지금까지 불출석에 대한 불이익은 피고인이 부담하고, 이후에 불출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동의 의사를 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된 뒤 내란 혐의 재판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강제구인이 어렵다고 보고 그동안 피고인 없이 재판을 열어왔다.

이날 법정에는 곽 전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비상계엄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내용의 명령을 받았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이에 반해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과정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내린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두 사람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증인신문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이 발언권을 확보해 곽 전 사령관을 직접 신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중계를 필수로 규정한 내란특별검사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취지를 설명했다. 변호인은 "재판 중계는 자극적인 가십거리 제공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28일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헌법재판소에서 심사해달라는 제청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번 출석을 두고 '선택적 출석'이라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는 재구속 이후 법정에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지난 9월 26일 특검이 기소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만 참석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시 공판 시작을 위한 출석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보석심문이 함께 진행돼 보석 획득을 위한 전략적 출석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4일 공판에서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실명 위험성을 언급하며 불출석 사유를 밝혔지만, "향후 주요 증인신문이 있는 경우 최대한 재판에 참석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국회를 포함한 헌법기관들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직권을 악용해 군인과 경찰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 등 의무 없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