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서 너도나도 사간다…무려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질주 중인 '이 책'
2025-10-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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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가 발표한 최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서점가가 들썩이고 있다. 내년 대한민국의 소비·사회·문화 지형을 예측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출간 직후부터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년 연말마다 출간되면 언론, 기업, 공공기관까지 인용하는 ‘연례 행사’처럼 자리 잡은 시리즈지만, 올해는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변화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독자들 반응이 뜨겁다.

교보문고가 31일 발표한 10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10월 22~28일)에 따르면, '트렌드 코리아 2026'은 구병모의 장편소설 ‘절창’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이로써 5주 연속 정상이다.
2위는 구병모의 신작 ‘절창’, 3위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대표작 ‘사탄 탱고’가 차지했다. 심리학, 경제, 아동도서, 철학서가 고르게 분포한 순위 속에서 ‘트렌드 코리아’의 1위 행진은 단순한 유행서가 아닌 ‘시대 지표서’로서의 입지를 다시 확인시켰다.
다음은 교보문고 10월 넷째 주(10월 22일~28일 판매 기준) 베스트셀러 톱10 순위다.
1. 트렌드 코리아 2026(김난도·미래의창)
2. 절창(구병모·문학동네)
3. 사탄탱고(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알마)
4. 다크 심리학(다크 사이드 프로젝트·어센딩)
5. 흔한남매 20(흔한남매·미래엔아이세움)
6. 머니 트렌드 2026(김도윤·북모먼트)
7.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송길영·교보문고)
8. 위버멘쉬(프리드리히 니체·떠오름)
9. 혼모노(성해나·창비)
10. 모순(양귀자·쓰다)
"AI와 인간의 공존, 2026년은 '말의 힘'의 해"
‘트렌드 코리아 2026’은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을 상징하며, 올해의 슬로건은 ‘HORSE POWER(말의 힘)’이다. 김난도 교수팀은 이번 책에서 AI가 본격적으로 사회 곳곳에 녹아드는 2026년을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 시대’로 정의했다. 책은 ‘AI의 추진력과 인간의 지혜가 결합하는 켄타우로스형 존재’라는 비유를 제시한다. 즉, 인간은 AI와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존재로서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AI가 바꿀 소비 구조’,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된 콘텐츠 경제’, ‘디지털 휴먼의 부상’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예측하는 분석이 담겨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매년 수집해온 조사와 인터뷰, 빅데이터를 종합해 내놓은 결과로, 단순한 전망서가 아닌 한국 사회 변화 보고서에 가깝다.
2026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트렌드 코리아 2026’은 매년처럼 10개의 키워드로 내년 사회를 요약한다. 김난도 교수는 "AI 기술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결합해 새로운 생산성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정말 내 직업도 바꿀까?"
AI 시대에 실제로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질문은 "AI가 내 직업을 대체할까?"에 대한 내용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은 이에 대해 단정적인 대답 대신, ‘대체’보다 ‘재편’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책은 2026년을 기점으로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 맡겨지고, 인간은 창의적·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 이동할 것이라 분석한다. 예를 들어 금융, 마케팅, 언론, 법률 등 전문직에서도 AI의 ‘초안 작성·분석’ 기능이 보조 역할로 정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하나의 핵심 이슈는 ‘AI와 윤리’다. 김난도 교수는 “AI의 효율성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감정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2026년 이후의 핵심 논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서 열풍, 사회 전반으로 번졌다
흥미로운 점은 ‘트렌드 코리아 2026’뿐 아니라, AI와 미래를 다룬 다른 트렌드 도서들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머니 트렌드 2026’(김도윤·북모먼트)은 내년 글로벌 금리 흐름과 인공지능 기반 투자 트렌드를 다루며 6위에 올랐다.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송길영·교보문고)은 AI 기술이 인간의 ‘무게감 있는 노동’을 덜어내는 시대, 즉 ‘가벼운 문명’의 도래를 다뤄 7위에 올랐다. 이처럼 AI와 미래 담론을 중심으로 한 서적들이 동시에 순위권에 오른 것은 ‘디지털 전환’이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생활과 가치관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역사와 영향력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단순한 유행 예측서가 아니다. 2008년 말 첫 권인 ‘트렌드 코리아 2009(BIG CASH COW)’가 출간된 이후, 17년째 매년 말 ‘다음 해의 사회를 읽는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 이 시리즈 특징은 12간지 동물을 상징으로 삼고, 영어 10글자 슬로건을 붙이는 독창적 형식이다. 슬로건의 두운을 따 10개 세부 키워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트렌드 코리아' 역대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2026년도 표어인 ‘HORSE POWER’는 단순히 속도나 힘을 의미하지 않는다. AI라는 ‘엔진’을 활용해 인간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그 동력의 방향성을 점검하자는 메시지다.
“2026년, 인간과 기술 경계가 재정의된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단 하나다. “AI는 경쟁 대상이 아니라, 함께 달리는 말이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인간이 잃지 말아야 할 것은 감정과 판단, 가치관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전망서가 아닌, 인류가 기술을 통해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트렌드 코리아 2026’ 인기 비결은 예언이 아닌 현실 분석에 있다. 지금의 변화를 가장 구체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이기에, 독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 책을 손에 쥐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