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혀서 짜증났던 길인데…서울 도심에 운전자 위한 ‘이것’ 생긴다

2025-10-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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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주요 정체 구간에 조성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길목이 달라졌다.

서울 올림픽대로가 정체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 올림픽대로가 정체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차가 막히는 시간, 운전자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묵묵히 신호를 기다린다. 휴대폰을 볼 수도, 딴짓을 할 수도 없는 그 상황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결국 창밖 풍경이다. 바삐 움직이던 시선이 멈추고 도로 옆으로 스치는 가로수와 꽃, 돌담의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는 긴 신호를 기다리며 노을빛에 물든 나무를 바라보고 누군가는 초록빛 덩굴이 타고 오르는 방음벽을 유심히 본다.

반복되는 출퇴근길이지만 그 사이에서 발견하는 작은 변화 하나가 의외의 위로가 된다. 서울시설공단은 바로 그 짧은 순간에 머물 여유를 위해 도심 주요 진입로와 정체 구간에 ‘매력정원’을 만들었다. 매일같이 정체로 몸살을 앓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이 ‘도심 속 가을정원’으로 바뀌었다. 단순한 이동 공간이 아니라, 잠시 마음을 풀 수 있는 힐링 도로로 변신했다.

올림픽대로 한남 녹지 / 서울시설공단 제공
올림픽대로 한남 녹지 / 서울시설공단 제공

서울시설공단은 개화IC~방화IC, 가양대교 북단, 반포IC, 한남IC 등 4개 구간에 ‘매력정원’을 조성했다고 31일 밝혔다.

공단은 이번 사업을 통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단순한 통행 공간이 아닌 녹색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시민과 운전자 모두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색을 느낄 수 있도록 가을 식물과 경관석을 활용해 정취 있는 도로 경관을 만들었다. 서울의 진입 관문이자 상습 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이 구간들은 이제 ‘서울의 첫인상’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올림픽대로 반포 녹지 / 서울시설공단 제공
올림픽대로 반포 녹지 / 서울시설공단 제공

강변북로 구간에는 황금사철과 반송, 삼색조팝 등을 심어 세련된 가을빛 도로를 연출했고 올림픽대로 반포 구간에는 배롱나무와 무늬실유카, 화살나무 등을 배치해 시각적인 피로를 덜고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국화, 황금사철 등 다채로운 식재와 경관석이 어우러지며 도심 속 자연의 온도를 높였다.

이번 매력정원에는 서울시가 올해의 도시색으로 선정한 ‘그린오로라’도 적용됐다. 도심 가로수에 비치는 가로등 불빛에서 영감을 얻은 색으로, 자연의 생명력과 도시의 조화를 상징한다. 공단은 이를 통해 도로 위에서도 서울의 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번 매력정원 조성을 통해 서울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첫인상을, 시민들에게는 도심 속 작은 휴식을 선사하고자 했다”며 “자동차 전용도로가 단순히 이동을 위한 길이 아니라 일상 속 감성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남IC ./ 구글 지도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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