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건데…이제는 외국 MZ 세대가 열광한다는 '한국 음식'

2025-11-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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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트렌드 확산하며 전통 음식 인기

세계적으로 웰빙 well-being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의 전통 음료가 건강과 전통을 모두 갖춘 K-디저트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에 다양한 음료들이 비치되어 있다. / Tupungato-shutterstock.com
편의점에 다양한 음료들이 비치되어 있다. / Tupungato-shutterstock.com

바로 '식혜' 이야기다.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독특한 시각적 요소와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은은한 단맛과 곡물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져 예로부터 명절이나 잔칫날 빠지지 않는 귀한 음식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에는 한라봉 식혜 녹차 식혜 등 색다른 재료를 더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등장하며 식혜를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독특한 식감과 향은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K-푸드 열풍 속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다.

K-푸드 열풍과 함께 식혜를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발효 음료의 건강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식혜 역시 전통과 건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음료로 주목받는 중이다. 처음에는 밥알이 떠 있는 모습에 낯설어하던 외국인들도 점차 식혜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한 외국인은 레딧 Reddit에 “밥알이 씹히는 느낌이 새롭고 향이 은은하다”고 호평했으며 또 다른 이는 “한국의 전통과 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음료”라고 평가했다. “얼음을 넣어 마시면 시원하고 달콤하다” “식감이 독특하고 중독된다”는 반응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 연일 이어지면서 식혜의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다양하게 진화하는 식혜 대중 음료로 우뚝.

식혜 자료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식혜 자료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최근 식혜는 전통적인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재료를 더한 새로운 제품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탄산을 넣어 청량감을 높인 에이드형 식혜 살얼음을 띄운 여름용 식혜 한라봉 유자 생강 등을 첨가해 향과 맛을 강화한 식혜가 대표적이다. 인삼 식혜나 녹차 식혜처럼 건강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도 눈에 띈다. 또한 유통기한을 늘린 캔식혜가 편의점과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활발해져 식혜는 계절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대중 음료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감주라 불리던 귀한 음료 지역별 특색도 뚜렷.

한국 전통 식혜는 오랜 세월 동안 단술 혹은 감주라 불리며 귀하게 대접받아왔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품격 있는 음식으로 여겨졌으며 1924년 이용기의 『조산무쌍신식요리제법』 등 고문헌에서도 식혜의 제조법과 효능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소문사설』에는 "한양식 식혜보다 송도 개성 식혜가 더 맛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예부터 지역별로 맛과 제조법이 다양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식혜는 지역마다 특색이 뚜렷하다. 안동에서는 고춧가루를 넣어 붉은빛이 도는 식혜를 설날에 마셨고 이는 단맛과 매콤함이 어우러진 지역 특산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경상북도 구미 일대에는 엿기름과 밥 왕겨를 넣고 24시간 서서히 열을 가해 만든 구수하고 달콤한 석감주가 전해진다. 기온이 낮은 강원도는 발효 시간을 길게 두고 쌀눈을 함께 넣어 단맛보다는 고소함이 강조된 식혜를 만든다. 제주에서는 감귤이나 한라봉즙을 넣어 새콤달콤하고 산뜻한 풍미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천연 소화제 식혜의 건강 효능과 올바른 보관법.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식혜 /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식혜 / 연합뉴스

식혜는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이로운 천연 소화제로 불린다. 엿기름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하여 소화를 돕고 당분이 많아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와 달리 목 넘김이 부드럽고 속이 편안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다만 식혜는 완성 후 가능한 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엿기름의 효소가 쌀의 전분을 분해하는 당화 작용은 냉장 상태에서도 미세하게 계속되어 발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 보관 중 용기가 부풀었다면 마시지 않아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 단맛이 줄고 신맛이 나는 등 풍미가 떨어질 수 있다. 당분이 많아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냉장 보관 시 2~3일 안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 보관을 원한다면 냉동 보관하는 편이 좋으나 한 번 해동한 식혜는 다시 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혜는 전통과 현대 건강과 맛을 아우르는 매력으로 K-디저트로서 세계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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