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kg, 주둥이 뼈로 훌라후프 가능... 전문가도 “이런 크기 나도 처음 봐”
2025-11-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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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시장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사이즈

주둥이 뼈를 훌라후프로 쓸 수 있을 만큼 거대한 물고기가 소개됐다. 무게만 25kg에 달하는 초대형 아귀다.
유명 일식 셰프 김민성이 운영하는 '일타쿠마' 유튜브 채널에 25kg급 초대형 아귀를 해체하고 다양한 부위를 맛보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최근 게재됐다.
아귀는 아귀목 아귀과에 속하는 심해 저서성 어류다. 몸길이는 보통 40~50cm 정도지만 큰 것은 1.5m까지 자란다. 머리가 크고 입이 넓으며, 온몸에 돌기가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심 100~500m의 모래나 진흙 바닥에 서식한다. 우리나라 전 해역에 분포한다.
아귀는 특이한 포식 습성으로 유명하다. 머리 위에 달린 긴 가시를 미끼처럼 흔들어 물고기를 유인한 뒤 큰 입으로 통째로 삼킨다. 영상 속 아귀의 뱃속에서 한치, 금태 등 비싼 생선이 쏟아져 나와 그 탐식성을 증명했다.
아귀는 예로부터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잡혔다. 특히 마산과 충무(현 통영)가 아귀찜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아귀는 못생긴 외모 탓에 천대받는 생선이었지만, 1970년대 들어 마산 아귀찜이 유명세를 타면서 대중적인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아귀의 가장 큰 특징은 가식부가 많다는 점이다. 살은 물론 껍질, 내장, 아가미까지 버릴 것이 거의 없다. 특히 겨울철 아귀는 산란을 앞두고 간이 커져 최고의 맛을 낸다. 아귀 간은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릴 만큼 고급 식재료로 대접받는다.
아귀 요리는 크게 찜, 탕, 회로 나뉜다. 아귀찜은 아귀 살과 내장, 미더덕, 콩나물 등을 넣고 고춧가루 양념으로 매콤하게 조린 요리다. 아귀탕은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며,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아귀 회는 주로 껍질째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간과 내장을 회로 먹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아귀를 '안코'라 부르며 겨울 별미로 친다. 특히 아귀 간을 '안키모'라 하여 최고급 안주로 대접한다. 찐 아귀 간에 폰즈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귀 냄비인 '안코나베'도 일본 겨울 요리의 대표 격이다.
김민성은 "이 정도 크기의 아귀는 시장에서도 보기 힘들다"며 "25kg 정도면 맛도 좋고 살도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5kg급 아귀는 유통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초대형 사이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아귀는 3~7kg 정도다.
이날 영상의 핵심은 아귀간과 홍어애의 비교였다. 김민성은 "홍어애를 원톱 생선 간이라고 많이 얘기하는데, 아귀간은 익혀 먹었을 때 색다른 풍미를 낸다"고 말했다.
아귀간은 비타민A가 풍부하고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특히 DHA와 EP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 함량도 높지만 지방이 많아 열량이 높은 편이다.
해체 과정에서 아귀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5kg이 넘는 크기 덕분에 주둥이에도 살이 많이 붙어 있었다. 김민성은 “나도 처음 본 크기”, "꼬리가 사람 허벅지만 하다"며 크기에 놀라워했다.
아귀의 살은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100g당 열량이 70kcal 정도로 낮은 편이다. 아귀 살은 탄력이 좋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날 선보인 요리는 아귀 회, 토치로 구운 꼬릿살 타타키, 삶은 아귀 위(대창), 아귀간 군함말이 네 가지였다. 각각의 요리는 아귀의 서로 다른 부위와 조리법을 보여줬다.
아귀 회는 주로 꼬리 부분과 볼 부분의 살을 사용한다. 이 부위들은 살이 많고 식감이 좋아 회로 먹기에 적합하다. 25kg급 아귀는 볼살만 해도 상당한 양이 나온다. 아귀 회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와사비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타타키는 겉은 익히고 속은 반쯤 익힌 조리법이다. 이 방식은 생선의 비린내를 잡으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린다. 특히 꼬릿살은 근육이 발달해 씹는 맛이 좋아 타타키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아귀 위 부분을 삶은 요리는 독특한 식감을 제공한다. 아귀의 소화기관은 깨끗이 손질한 뒤 삶으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마치 곱창이나 대창과 비슷한 식감이지만 더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다. 
아귀간 군함말이는 일본식 초밥 기법을 활용한 요리다. 군함말이는 밥을 김으로 둘러싼 뒤 위에 재료를 올리는 초밥의 한 형태다. 아귀간은 크리미한 질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어서 군함말이로 만들면 한입에 터지는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아귀간 군함말이에는 일본 나고야에서 직접 가져온 뿌리 와사비를 강판으로 갈아 사용했다. 와사비는 일본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향신료로, 특히 생선 요리의 비린내를 잡고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뿌리 와사비는 튜브형 와사비보다 향이 훨씬 강하고 맛이 깔끔하다.
먼저 아귀 회를 맛본 김민성은 "와사비의 존재감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신선한 뿌리 와사비의 톡 쏘는 향과 아귀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진 조화였다. 와사비는 단순히 매운맛만 내는 것이 아니라 생선의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어 꼬릿살 타타키를 시식하며 "식감도 살고 더 맛있다"고 말했다. 토치로 겉을 살짝 그을리면 고소한 향이 더해지고 식감에 변화가 생긴다. 익은 부분과 익지 않은 부분의 대비가 입안에서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낸다.
삶은 아귀 위에 대해선 "겉은 쫄깃하고 안은 부드럽다. 세 가지 맛이 난다"며 "되게 비싼 조갯살 같다"고 표현했다. 후추만 살짝 뿌린 이 요리에 대해 "아귀의 맛을 잘 못 느끼는데 이건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아귀의 내장 부위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대로 손질하고 조리하면 독특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아귀간 군함말이에 대해선 "엄청 녹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아귀간은 지방 함량이 높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특징이다. 푸아그라와 비슷한 질감이다. '바다의 푸아그라'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이어 홍어애 군함말이와의 비교 시식이 진행됐다. 홍어애는 생선 간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생으로 먹는 홍어애는 크리미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김민성은 "생으로는 홍어애를 따라갈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막하"라며 "아귀간도 군함말이로 올려서 먹으면 맛있다"고 평가했다. 홍어애의 생물 특유의 신선함과 아귀간의 익힌 고소함이 각각의 매력을 뽐냈다.
간 요리는 전 세계적으로 별미로 친다. 대구 간유는 건강식품으로, 참치 간은 일본에서 고급 요리로, 거위 간인 푸아그라는 프랑스 요리의 정수로 대접받는다. 아귀간과 홍어애 역시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급 식재료로 인정받고 있다.
아귀간은 주로 찌거나 삶아서 먹는다. 간을 통째로 쪄서 얇게 썰어 폰즈나 간장에 찍어 먹거나, 초밥 재료로 사용한다. 일부는 아귀찜에 함께 넣어 조리하기도 한다. 신선한 아귀간은 색이 선명한 베이지색을 띠고 탄력이 있다.
마무리하며 김민성은 "오늘 아귀 음식 다섯 개 정도 먹어 봤는데 맛있다"며 "아귀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큰 고기가 주는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귀는 머리, 몸통, 껍질, 내장, 아가미까지 모두 식용이 가능한 가성비 좋은 식재료다.
아귀는 사계절 내내 잡히지만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이다. 특히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맛이 가장 좋다. 이 시기 아귀는 산란을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간이 최대로 커진다. 김민성도 영상에서 "12월쯤 되면 간이 커진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아귀 요리가 다양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아귀찜과 아귀탕 외에도 아귀 튀김, 아귀 샤브샤브, 아귀 스테이크 등 새로운 조리법이 시도되고 있다. 퓨전 요리에서도 아귀는 인기 있는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아귀 손질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온몸에 돌기가 있고 껍질이 질겨 일반인이 손질하기 어렵다. 전문 횟집이나 수산시장에서는 손질된 아귀를 판매하기도 한다. 아귀를 구매할 때는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색인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아귀의 영양학적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좋고, 타우린이 풍부해 간 기능 개선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한 콜라겐이 많아 피부 건강에도 좋다. 아귀 껍질에 특히 콜라겐이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