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비슷하지만 사실은 암, 심하면 시력까지 잃게 되는 병의 정체
2025-11-02 15:07
add remove print link
숨겨진 얼굴 공간의 암, 부비동암의 위험성은?
침묵의 암 부비동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
얼굴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생기는 암, 부비동암은 초기에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이다.
◆ 부비동은 얼굴의 숨겨진 공간
부비동은 눈과 코 주변의 얼굴뼈 속에 자리한 빈 공간으로, 상악동·사골동·전두동·접형동 네 부위로 나뉜다. 이곳은 공기를 데우고 습도를 조절하며, 목소리의 울림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한 외부의 온도 변화나 압력에 완충 작용을 해 머리의 무게를 줄여준다. 하지만 이 부비동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전체 두경부암 중 약 10% 정도를 차지하는 드문 질환이지만, 대부분이 상악동에서 발생한다.
◆ 초기엔 감기와 헷갈린다
부비동암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단순한 비염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코막힘이나 콧물, 얼굴 통증, 두통 등이 대표적인데, 이는 흔한 감기 증상과 구분이 어렵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히거나 코피가 자주 나며, 눈이 붓거나 시야가 흐려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얼굴이 비대칭으로 변하거나 치아 통증, 입천장 부종 등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이 한쪽에만 반복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 진단에는 영상검사와 조직검사가 필수
부비동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코 내시경 검사와 CT, MRI 같은 영상검사가 먼저 시행된다. 종양이 뼈를 침범했는지, 안구나 뇌 주변으로 퍼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한 촬영이 필요하다. 이후 이상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해 암세포 여부를 확진한다. 최근에는 PET-CT를 통해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됐는지까지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 원인은 다양하지만 직업적 요인도 중요
부비동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특정 직업군에서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목재나 가죽, 니켈, 석면, 크롬 등과 관련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더 자주 발견된다. 실제로 목공업 종사자에게서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5~10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담배와 음주, 만성 부비동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등도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 치료는 병기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부비동암 치료는 암의 위치, 크기, 주변 조직 침범 정도에 따라 수술·방사선치료·항암치료를 병행한다. 가능한 경우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과거에는 얼굴을 절개해 암을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이 발전해 흉터와 후유증을 크게 줄였다. 암이 뼈나 눈 주위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광범위 절제가 필요하며, 이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해 재발 위험을 낮춘다. 암이 이미 진행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엔 방사선과 항암 치료를 함께 진행한다.
◆ 수술 후 후유증과 재활의 중요성
부비동암은 얼굴 중심부에 생기기 때문에 수술 후 기능적·미용적 문제를 남길 수 있다. 코의 통기나 후각 저하, 안면 비대칭, 발음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수술 후 재활치료와 심리적 회복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절제 부위를 보형물로 복원하거나, 재건 수술을 통해 얼굴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 조기 발견이 생존율 좌우한다
부비동암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지만, 초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높다. 그러나 안와나 뇌, 구강 등으로 암이 퍼진 후 발견되면 생존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따라서 한쪽 코의 지속적인 막힘, 원인 불명의 코피, 얼굴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목재나 가죽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 면역력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
치료 후에는 면역력을 회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며, 금연과 절주는 필수다. 비타민 A, C, E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점막 건강을 돕고,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은 염증 완화에 좋다. 또한 실내 공기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 코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희귀하지만 방심은 금물
부비동암은 전체 암 중 차지하는 비율이 1% 미만으로 드물지만, 늦게 발견되면 치료가 어렵고 재발 위험도 높다. 초기에는 단순 감기로 착각하기 쉬운 만큼, 비정상적인 코 증상이 지속된다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 건강한 생활습관이 부비동암을 이겨내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