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곽혈수, 택시 성폭행 피해 충격 고백…“365일 중 330일 울었다”

2025-11-0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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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진행 중…“더 이상 숨지 않겠다”

이하 유튜버 곽혈수. / 유튜브 채널
이하 유튜버 곽혈수. /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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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20만명의 다이어트 전문 유튜버 곽혈수(22·본명 정현수)가 택시 기사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얼굴을 드러낸 채 용기 있게 고백해 파장이 예상된다.

곽혈수는 2일 밤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2024년 5월 23일 새벽 2시, 서울에서 술을 마신 후 지방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자정이 넘어 막차가 끊긴 상태였고, 술을 많이 마셔 택시 뒷좌석에서 정신을 잃었다"며 "택시 기사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뒷좌석으로 넘어와 성폭행했다"고 악몽 같은 상황을 떠올렸다.

곽혈수는 "365일 중 330일을 울면서 지냈다"며 "일상 유튜버로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일인데, 이 사실을 숨기면서 1년 반 동안 유튜브 생활을 하니 정말 미쳐버리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성폭행 피해자인데 왜 숨겨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가해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숨어야 하나"라고 절규했다.

사건 이후 곽혈수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그는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며 "자궁과 질이 완전히 망가져서 작년부터 거의 1년간 동네 산부인과부터 큰 병원까지 다녔다"고 설명했다. "항생제와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금 생리를 한 달에 두 번씩, 계산해보니 14일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래 아무리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해도 머리가 아예 안 빠졌는데, 이 약을 먹고 나서 머리가 미친 듯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약 부작용으로 심하게 빠지는 머리카락. / 유튜브 채널
약 부작용으로 심하게 빠지는 머리카락. / 유튜브 채널

그는 "최근에 건강한 다이어트로 완전히 (유튜버) 방향성을 바꾼 이유도 사실 이 사건 때문"이라며 "하루에 잠도 8시간 이상 자려고 노력하고 밥도 만들어 먹고 운동도 하는데 계속 상태는 더 안 좋아진다"고 호소했다.

정신 건강 역시 극도로 악화한 상태다. 곽혈수는 "어제 정말 심하게 공황이 왔다"며 "발작, 공황, 우울, 불안에 일에 집중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작년 8월에 극단 선택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기에 지금 여기에 있다"고 토로했다.

눈물로 피해 사실 고백하는 유튜버 곽혈수. / 유튜브 채널
눈물로 피해 사실 고백하는 유튜버 곽혈수. / 유튜브 채널

그는 "어젯밤 자려고 누웠는데 심장이 너무 아프고 내가 진짜 죽겠구나 싶었다"며 "165cm 상자에 갇혀 있는 기분, 좁아진 상자에 갇혀 숨을 못 쉬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우울과 불안은 운동하면 좀 해소가 되는데 공황은 약을 먹어야 될 것 같아 내일 오전에 정신과를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혈수는 사건 직후 성폭력 피해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에 신고했다고 했다. "해바라기센터에 가서 귀부터 질, 입, 어깨, 가슴 등 모든 부위를 면봉으로 채취하며 증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해바라기센터 직원은 "이런 일을 당하고 여기까지 오시는 분들이 정말 드물다"며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송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소송이 1년 반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고 아직도 한참 멀었다"며 "우리나라 소송 체계 자체가 피해자들이 몇 년씩 더 고통받아야 하는 체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다 왔다고 해도 안 끝나고, 그럼 나는 점점 죽어가는 것 같다"고 낙심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의 2차 가해도 심각했다.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성폭행 당할 때 왜 신고 안 했냐'는 말을 들었다"며 "본인이 직접 당해보면 바로 신고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반문했다.

유튜브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성폭행, 성추행, 성범죄 같은 단어가 들어가면 무조건 노란 딱지가 붙어 수익 창출을 못 한다"며 "정신 건강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사람들에게 힘을 드리는 영상인데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는 왜 항상 숨어야 하고 감춰야 하며, 왜 이 좁아터진 방 안에서 혼자 괴로워해야 하나"라며 "더 이상 밝은 척하지 않고 우는 날은 우는 모습 그대로 영상을 올리며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곽혈수는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구독자 중에도 성범죄를 당하신 분들이 얼마나 많겠냐"며 "이런 피해자분들과 더 으쌰으쌰하면서 힘내는 영상을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성범죄를 당했을 때 꼭 신고하고, 씻지 말고 해바라기센터에 가서 증거를 채취하라"며 "증거가 없으면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전 재산을 다 걸어서라도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 앞의 피해자분들과 지금도 아플 분들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싸우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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