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호가정, "500년 풍류, 이제 시민의 일상이 되다"

2025-11-0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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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 호가정, "500년 풍류, 이제 시민의 일상이 되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조선시대 선비의 고고한 풍류가 깃든 광주 광산구의 문화유산 ‘호가정(浩歌亭)’이 5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시민 모두의 일상 속 쉼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낡고 소외됐던 공간이 밤낮으로 빛나는 도심 속 명품 휴식처로 탈바꿈하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 명소의 탄생을 알렸다.

####10억 원으로 되살린 역사의 숨결

접근조차 쉽지 않았던 낡은 정자는 이제 옛말이 됐다. 광산구는 국비 9억 원을 포함한 총 10억 원을 투입, 2년간의 대대적인 경관 개선 사업을 통해 호가정 일대를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물 위를 걷는 듯한 수변데크와 운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됐고, 밤이면 은은한 경관조명이 역사의 숨결 위로 쏟아지며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잊혀가던 문화유산이 마침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인이 된 주민, 손수 만든 축제

새로운 공간의 첫 주인은 다름 아닌 지역 주민들이었다. 지난 1일 열린 준공식은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주인공이 된 ‘호가정 주민 화합 한마당’으로 꾸며졌다. 마을의제를 투표로 결정해 열린 동곡동 최초의 주민 주도 축제에서, 주민들은 소고춤과 오카리나 공연을 펼치고, 백일장에서 수상한 시를 직접 낭송하며 새롭게 태어난 호가정을 자축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를 잇는 놀이터

축제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가득 찼다. 어르신들은 ‘월척을 잡아라!’ 효도 게임에 웃음꽃을 피웠고, 아이들은 라탄 공예와 도자기 컵 만들기 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동 미래발전계획 공론장’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마을 지도와 홍보 영상을 함께 보며 마을의 내일을 그리는 등, 호가정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잇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숨은 매력을 찾아, 머물고 싶은 도시로”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광산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시민의 일상 속으로 되돌려드리는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도시 곳곳에 숨겨진 매력을 발굴하고 가꾸어,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는 품격 있는 문화·휴식의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호가정의 변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진정한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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