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kg 쏟아졌다...중국 어선 비밀 어창서 2억 원 어치 나온 '국민 수산물' 정체
2025-11-08 18:00
add remove print link
숨겨진 비밀 어창, 2억 원 어치 불법 어획물의 충격
바다 주권 침해, 생태계를 위협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제주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적발됐다. 이번에는 선원들이 숨겨둔 ‘비밀 어창’에서 수천 kg의 어획물이 쏟아져 나와 해경조차 혀를 내둘렀다. 불법으로 잡힌 어획물의 가치는 무려 2억 원 상당. 국민 밥상 위에 오르는 대표 수산물인 갈치와 병어가 주를 이뤘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40분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46km 해상에서 218t급 중국 저인망 어선 2척을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조업하며 갈치·병어 등을 잡고도 조업일지에는 이를 누락했다. 해경이 선체를 수색하던 중, 갑판 아래 나무판자로 위장된 비밀 어창이 발견됐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는 4400kg과 5940kg의 어획물, 총 1만여 kg에 달하는 수산물이 쏟아져 나왔다.
JTBC가 공개한 당시 영상에는 해경 단속선이 어선에 접근해 선원들을 제압하고, 어창 문을 열자 수천 kg의 수산물이 포착됐다.

해경은 이들 선박을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외국인 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했으며, 두 어선은 담보금 4000만 원씩을 납부한 뒤 이튿날 석방됐다. 단속 당시 적발된 어획물은 전량 압수돼 조사 중이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불법 중국 어선 나포 건수는 2022년 42척, 2023년 54척, 2024년에도 46척에 달했다. 올해는 7월 기준 이미 37척이 적발됐다. 중국 어선들은 조업 금지 구역을 피해 위장 항로를 이용하거나, GPS를 끈 채 해역을 침범하는 등 수법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해양 주권 침해이자 환경 파괴 행위로 지적된다. 이들은 대형 저인망이나 폭약, 전기 어업 같은 비인도적 방식을 사용해 어린 물고기와 산란기 어종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획한다.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급속히 황폐화되고, 어민들의 조업 구역이 축소되면서 수산물 공급 불안까지 초래한다.
해경 관계자는 “단속이 강화되자 어선들이 어획물을 숨기거나 위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 경비선을 확대 투입해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 역시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불법 어획이 아닌, 국가 해양자원과 식탁의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는 행위로 풀이된다. 해경은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당국과의 협력 체계를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인의 ‘국민 수산물’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지금도 바다 한가운데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