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들썩…첫날부터 품절 행렬, 매출 5억 찍은 ‘국민 간식’ 정체
2025-11-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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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빵 문화의 새로운 혁신, 미식 축제의 서막
지역 특색 담은 빵, 관광의 새로운 길을 열다
광주가 ‘빵 냄새’로 들썩였다. 지역 베이커리 산업과 미식 관광을 결합한 축제 ‘2025 광주 빵페스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1만 5000명이 넘는 방문객과 5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지역 축제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kbc광주방송 보도에 따르면, 올해 첫선을 보인 빵페스타에는 광주 대표 베이커리 24곳이 참여했다. 각 매장은 매장에서 직접 구워낸 100여 종의 시그니처 빵과 디저트를 선보였고, 행사장 곳곳은 오전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일부 인기 매장은 “오전 9시 반부터 줄을 섰는데 2시 전에 품절됐다”는 후기가 이어질 만큼 조기 완판 행렬을 기록했다. SNS에서도 “우리 동네 빵집이 이렇게 맛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느낌 좋은 페스타”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행사장은 ‘가을 정원 속 빵축제’라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광주 지역의 베이커리를 한자리에 모아 맛보고 즐길 수 있었다. 대한제과협회 광주전남지회는 ‘오징어 게임’을 모티프로 한 참여형 이벤트존을 운영하며, 적극 참여자에게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베이커리 쿠폰을 지급해 현장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광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페스타는 단순한 식품 판매 행사가 아니라, 지역 베이커리 산업을 관광자원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브랜드명 ‘미미당’에는 ‘맛있는 공간’, ‘아름다운 관계’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페스타는 지역 소상공인 중심의 베이커리 생태계가 지역 관광·문화 산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낸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운영진은 이번 행사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스마트 웨이팅 시스템 도입, 체험형 프로그램 확대, 로컬 브랜드 협업 개발 등 개선안을 추진한다. 또 SNS 후기와 설문 데이터를 분석해 방문객 유형과 소비 패턴을 연구, 페스타를 지속 가능한 미식 관광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번 축제의 주인공인 ‘빵’은 왜 한국에서 ‘국민 간식’이 됐을까.
그 배경에는 한국인의 생활 패턴 변화와 식문화의 현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엔 서양식 음식으로 여겨졌던 빵이 산업화와 함께 급속도로 대중화됐다. 아침 대용식, 출근길 식사, 아이들 간식 등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밥 대신 먹는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냉장·냉동 기술의 발달과 제과점·편의점의 확산은 빵을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보편적 간식으로 만들었다. 밥보다 가볍고, 한 손에 들고 이동하며 먹을 수 있다는 점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일상과 완벽히 맞물렸다.

무엇보다 한국의 빵 문화는 단순히 서양을 따라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한국식 입맛’으로 재해석된 현지화의 결과물이다. 달콤한 단팥빵, 고소한 소보로빵, 야채빵, 카스텔라, 피자빵 등은 모두 한국에서 탄생한 변주다. 한 끼 대용으로 손색없는 식사용 빵부터, 정성 어린 선물용 디저트 빵까지—빵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진정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서는 지역색이 짙은 로컬 베이커리 붐이 더해지며, 한국의 빵 문화는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과 재료를 활용한 ‘로컬 시그니처 빵’이 탄생하고,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빵 원정’ 문화도 자리 잡았다. 광주의 ‘빵페스타’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도, 지역 베이커리가 단순한 판매를 넘어 ‘여행할 이유가 되는 맛’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빵은 이제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인의 정서와 생활을 담는 문화적 상징으로 발전했다. 광주 빵페스타는 그 상징을 지역의 자부심으로 확장한 첫 실험이었다. 첫 회부터 ‘품절 행렬’과 ‘5억 매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이번 행사는, 빵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도시를 움직이고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빵 3가지
1. 단팥빵 – 세대를 잇는 추억의 맛이다
단팥빵은 1940년대 제과 기술이 도입된 이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달콤한 팥소를 채워 탄생한 대표 빵이다.
부드러운 겉면과 진한 팥의 단맛이 어우러져 세대를 아우르는 향수와 정서의 맛으로 자리 잡았다.
2. 소보로빵 – 바삭한 고소함의 상징이다
겉은 부스러질 듯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식감의 대비가 주는 만족감이 크다.
특유의 고소한 버터 향과 달콤한 크럼블은 간식은 물론 아침 대용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3. 야채빵 – 한국식 ‘한 끼 빵’의 원조다
햄, 양배추, 당근 등을 속에 넣은 야채빵은 한국인이 선호하는 든든한 간식형 식사용 빵이다.
단맛보다 짭짤하고 포만감이 커서, 도시락 대용이나 출근길 식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