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絃) 위에 흐르는 30년의 노래, 명인 이경진 병창의 첫 무대”
2025-11-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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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絃) 위에 흐르는 30년의 노래, 명인 이경진 병창의 첫 무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가야금 현 위에서 30년의 세월을 오롯이 엮어낸 소리꾼, 이경진 명인이 드디어 자신의 첫 무대를 올린다.
오는 11월 15일 오후 3시, 광주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열리는 이번 발표회 ‘비로소 흐르다’는 그녀의 예술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만개하는 그녀의 소리에 지역 문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흥보가,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다
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판소리 ‘흥보가’가 자리한다. 이경진 명인은 ‘공명가’로 문을 연 뒤, ‘흥보 쫓겨나는 대목’, ‘방아타령’ 등을 통해 인간이 겪는 탐욕과 회한,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깊이 있는 소리로 풀어낼 예정이다.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한 편의 인생 드라마를 가야금 선율 위에 펼쳐 보이며 관객에게 깊은 성찰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세대를 잇는 소리의 울림
무대는 오롯이 그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신지수(고수), 김승호(대금), 김예준(아쟁)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함께해 음악적 깊이를 더한다.
특히, 금의소리 어린이병창단의 축하 무대는 우리 음악의 미래를 엿보게 하는 의미 있는 순서다. 스승인 황송옥 명창은 “30년 전 순수했던 제자가 이제야 첫 발표회를 연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전통을 잇고 새로운 감성을 더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소녀의 꿈, 명인의 길을 열다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들은 가야금 소리에 매료돼 평생의 길로 삼은 이경진 명인. 그녀의 뒤에는 스승의 가르침과 어머니의 헌신적인 지지가 있었다.
해남 땅끝전국국악경연대회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은 그간의 땀과 노력을 증명한다. 그녀는 "받은 사랑을 이제는 깊은 전통의 울림으로 돌려드리고 싶다"며 겸손한 다짐을 전했다.
####전통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이번 발표회는 단순히 한 명인의 첫 무대를 넘어, 지역 전통 예술의 맥을 잇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30년 동안 응축된 그녀의 예술혼이 마침내 강물처럼 흘러넘쳐 관객들의 마음을 적시는 순간, 우리 국악의 미래는 더욱 밝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