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김치서 발견된 하얀색 '이것', 곰팡이인줄 알았는데…'대반전'
2025-11-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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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김장철 전, 미리 알아보는 '김치 TMI'
냉장고 속 김치를 꺼내다 보면 종종 표면에 하얀 막 같은 것이 덮여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곰팡이로 착각해 버리거나, 아예 김치를 통째로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하얀 막의 정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곰팡이가 아니다.

그 정체는 바로 효모가 만든 ‘골마지’다.
골마지는 김치, 된장, 간장, 술 등 물기가 있는 발효식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오랜 보관 과정에서 표면에 생기는 하얀색의 얇고 부드러운 막이다. 한국식품연구원과 세계김치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골마지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효모균이 산소와 접촉하면서 만들어지는 부산물로 확인됐다.
골마지를 만드는 주요 균주는 김치 속에서 일정 시점까지 유산균과 함께 발효에 관여하며, 알코올이나 향미 성분을 만들어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치 표면이 산소와 접촉하게 되면, 산소를 좋아하는 이 효모들이 활성화되면서 하얀색의 얇은 막 형태로 번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골마지'다.
김치 표면에 골마지가 생기는 이유
골마지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산소 접촉’이다. 김치가 국물에 잠기지 않고 공기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산소를 필요로 하는 효모가 빠르게 증식한다. 유산균은 산소에 약하지만 효모는 오히려 산소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냉장 보관 중이라도 김치통을 자주 열거나, 김치 위가 국물에 덮이지 않은 상태로 두면 골마지가 쉽게 생긴다. 특히 저염 김치나 실온에 가까운 온도(5도 이상) 에서 보관할 경우 발생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유산균 활동이 줄어들고 효모가 우세해지는 시점이 바로 골마지가 나타나는 시기라며 이는 김치가 오래 숙성돼 품질이 떨어지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인체에는 무해…먹어도 큰 문제 없다
골마지를 처음 발견하면 곰팡이로 착각해 불안감을 느끼기 쉽지만, 다수 연구 결과 이 효모들은 독성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 김태운·노성운 박사 연구팀은 2018년 골마지 효모의 안전성 평가 연구에서 다섯 종류의 효모를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분석한 결과, 독성 반응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즉, 김치 위 하얀 막은 곰팡이가 아니라 발효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위생상 제거 후 섭취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골마지가 생겼다는 것은 김치가 점점 무르고 신맛이 강해지며 품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장기 보관을 위해서는 제거 후 냉장 상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골마지 생겼을 때 '이렇게' 처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골마지가 생긴 김치를 통째로 버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하얀 막이 생긴 부분만 걷어낸 뒤 깨끗한 물에 한 번 헹구고, 찌개나 볶음처럼 가열 조리해 먹으면 안전하다.
다만 골마지가 김치 전체를 덮거나 김치 국물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 정도로 변질이 심한 경우에는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치에 이상한 점액질이 생기거나 냄새가 썩은 듯 변했다면 효모가 아닌 다른 부패균이 증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골마지 예방하는 5가지 확실한 방법
김치는 4℃ 이하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보관된다. 온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효모의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 특히 김치냉장고의 ‘중간 숙성’ 모드는 효모 억제에 효과적이다.
김치 표면이 공기에 닿지 않도록 김치 국물에 완전히 잠기게 눌러 보관해야 한다. 김치통을 덮을 때는 위생 비닐이나 김치 전용 비닐을 덮어 산소 접촉을 최소화한다.
한 번에 먹을 양만큼 작은 용기에 나눠 담아 보관하면, 김치통을 자주 여닫는 일이 줄어든다. 김치통을 자주 열면 외부 공기와 수분이 들어가 효모 번식을 돕는다.
김치를 담글 때 소금 농도를 너무 낮추면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진다. 2~3% 정도의 염도를 유지해야 효모 과증식을 막고 저장 중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김치를 담그거나 덜어낼 때 사용하는 집게, 숟가락 등을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외부 세균이 들어가 골마지가 더 쉽게 생긴다.

소주 등을 활용한 간단 살균 팁
집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민간 예방법도 있다. 김치 표면에 식초나 소주를 아주 소량 뿌려주면 살균 효과로 효모의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단,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 맛이 변하므로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김치 국물을 주기적으로 한 번씩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익은 김치 국물을 덜어내고 신선한 배추김치를 추가로 넣는 것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결론은? 김치에 하얀 막이 보인다고 막 버리지 말 것!
결국 냉장고 속 김치 위 하얀 막의 정체는 우리가 흔히 두려워하던 곰팡이가 아니다. 이는 오랜 시간 숙성 과정에서 효모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발효의 흔적이다.
골마지는 건강에 해롭지 않지만, 김치의 신선도 저하를 알리는 신호인 만큼 초기에 제거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김치가 국물 속에 푹 잠겨 있고, 4℃ 이하의 냉장 환경이 유지된다면 골마지는 쉽게 생기지 않는다.
발효와 부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경계에서 김치를 잘 익히는 법을 아는 것이, 수백 년 이어온 우리 식문화의 지혜다.
곰팡이 피고 상해버린 김치…음식물 쓰레기일까? 일반 쓰레기일까?

김치는 기본적으로 음식물쓰레기로 분류되지만, 상태나 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양념이 많거나 국물이 많은 경우, 또는 김치가 너무 짜서 동물 사료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일반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김치 건더기(배추나 무 등) 양념을 털거나 물에 헹궈낸 경우라면 음식물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배출하면 된다. 묵은 김치도 물에 헹궈 염분을 최대한 줄이면 음식물쓰레기로 인정된다.
김치 양념이 너무 많거나 국물이 많을 때, 김치국물은 종이나 신문지에 흡수시켜 종량제 봉투에 반드시 버려야 한다.
정리하면, 김치는 물에 헹궈 건더기만 음식물쓰레기로가 원칙이고, 양념과 국물이 많거나 염분이 강할 때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단, 지역마다 배출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해당 지자체 안내도 참고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