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앱으로 접근한 남성, 만남 실패에 여성 행세 후 강간 시도... 피해자만 수십명”
2025-11-0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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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피해자를 만든 범죄 수법
2년 전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30대 남성과 그 남성이 꾸며낸 전 여자친구의 존재로 인해 고통을 겪은 20대 여성의 사연이 최근 공개됐다.
피해 여성 A씨는 오랜 시간 자신의 잘못을 의심하며 괴로워했지만,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서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최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여성 A씨는 2023년 중고거래 앱에 "프린터기가 고장 나 출력해 주실 분이 있냐"는 글을 올렸다.
이에 한 남성이 "도와주겠다"며 연락했고, 두 사람은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개인정보를 알게 됐다. 남성이 직접 출력물을 집으로 가져다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부담을 느낀 A씨는 "다른 분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둘러대며 만남을 피했다.
대화가 끝난 지 약 한 달 후, A씨는 해당 남성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그 남자가 단체 대화방 등에서 당신을 성희롱하고 있는 걸 알고 있냐"며 "원하면 그에게 사과를 받게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A씨는 전 여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남성의 나체 사과 영상을 받아냈고 이후 남성으로부터 "불법 촬영 피해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A씨는 순식간에 성희롱 피해자에서 불법 촬영 가해자로 몰렸다. 남성은 "직접 만나서 해결하자"며 불러냈고, 그 자리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남성은 A씨를 공범으로 몰아세운 뒤 협박했고 "너에게 호감이 생겼다. 관계를 가지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A씨를 성적으로 압박했다.
A씨는 격렬히 저항해 성폭행은 미수로 그쳤지만, 깊은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 이후 한동안 신고하지 못한 채 괴로워하던 A씨는 지난 3월 경찰로부터 남성과 전 여자친구가 사실상 동일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처음부터 중고거래 앱을 통해 A씨에게 접근해 전 여자친구인 척하며 "나도 그 사람에게 당한 게 많다. 같이 복수하자"며 분노를 유도했다.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피해자는 수십 명에 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같은 수법으로 여성 100여 명에게 접근했고, 이 가운데 20~30명이 실제 피해를 진술했다.
경찰은 강간, 협박, 청소년 보호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성 착취물 제작 등 10여 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반려돼 보완 수사 후 재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