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어김없이 찾아온다…냄새도, 색도, 소리도 없는 ‘이것’ 주의보
2025-11-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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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진 날씨, 보일러 화재·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보일러 화재와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경기 가평의 한 캠핑장에서 50대 남성이 차량용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점검과 예방을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보일러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 배기통 이탈이나 배관 찌그러짐 등 이상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캠핑 시 난방기구 사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냄새나 색이 없어 누출이나 중독을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 가정용 보일러 화재는 총 810건이 발생해 35명이 유독가스 흡입이나 화상 피해를 입었다. 특히 11월에는 보일러 가동이 본격화되며 화재가 91건으로 월평균(67.5건)을 웃돌았다. 원인으로는 전기접촉 불량 등 전기적 요인이 44%(360건), 과열과 노후 등 기계적 요인이 37%(300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황기연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보일러는 사용 전뿐 아니라 사용 중에도 주기적인 점검이 필수”라며 “작은 부주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생활 속 점검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캠핑 열풍 속 ‘밀폐 난방’ 사고 잇따라
캠핑 인구가 늘면서 추운 날씨에도 야외 숙박을 즐기는 이들이 많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 동안 캠핑 이용은 여름철에 집중됐지만, 11월에도 150만 박에 달해 겨울 초입에도 캠핑 수요가 크게 줄지 않았다. 여름 성수기인 7월(348만 박)의 절반 수준으로, 기온이 떨어져도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이처럼 야외 숙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4일 경기 가평군 조종면의 한 캠핑장에서 50대 남성이 루프탑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텐트 안에서는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캠핑용 난로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도 김포시 하성면의 한 캠핑장에서 30대 남성이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고 모두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 가스 난방기구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캠핑 시 난방용품 사용은 편리하지만,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일산화탄소가 축적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작은 점검이 큰 사고 막는다
보일러 사고를 막으려면 사용 전 주변의 종이나 천 등 가연물을 정리하고, 배기통과 환기구가 막히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용 중에는 불꽃이나 냄새, 소음, 진동 등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점검을 받아야 한다. 보일러실 환기구는 항상 열어 두고, 실내에는 일산화탄소 누출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계절 첫 가동 전에는 전문 기사에게 연통 연결부와 가스 배관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좋다. 배기구 주변의 낙엽, 먼지, 새 둥지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보일러 외부 온도나 점화 상태가 평소와 다를 경우 스스로 분해하거나 수리하지 말고 즉시 정비를 요청해야 한다. 장시간 외출 시에는 보일러 전원을 끄거나 외출 모드로 설정해 과열을 방지하고, 노후된 기기는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캠핑을 즐길 때는 텐트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숯이나 가스난로 등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기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잠을 잘 때는 침낭이나 따뜻한 물주머니로 체온을 유지하고, 부득이하게 난방용품을 쓸 경우 주기적으로 환기하며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이동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