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인기라는데…부산 앞바다에서 우르르 폐사한 '이 수산물'

2025-11-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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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양경찰서, 정어리 폐사 신고 접수

최근 부사 앞바다에서 정어리 떼가 폐사했다.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정어리떼 자료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정어리떼 자료사진. / 연합뉴스

지난 6일 연합뉴스 보도와 부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7분경 부산 감만부두 인근 해상에서 정어리가 무더기로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에 해양환경공단은 선박을 투입해 정어리 폐사체를 수거했다.

해경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해양오염이나 통항로 방해 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정확한 폐사 규모와 함께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정어리 떼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산만 일대에서 매년 10월 무렵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된 바 있다. 시가 정어리 폐사체를 수거한 양은 2022년 226톤, 2023년 46톤, 지난해 1톤이다.

당시 관련 기관은 정어리 떼가 포식자들을 피해 마산만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갈치떼 등의 포식자를 피해 마산만으로 몰린 정어리들이 대량으로 산소를 소비하면서 저산소증이 발생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시는 올해도 집단 폐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산만 일대와 인근 수역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정어리 기념품에 축제까지…외국인들의 극진한 사랑?

체장 20cm~25cm 정도의 정어리는 수심 100m 이내 연안 주변에 서식하는 어류이다. 긴 원통형의 몸에 다소 측편했고, 아래턱이 약간 돌출되어 있다. 몸 빛깔은 등쪽은 짙은 청색, 배쪽은 은백색을 띤다. 옆구리에는 한 줄로 된 7개 내외의 흑청색 점이 있고, 그 위에 여러 개의 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하며 제주도 동남방 해역에서 겨울철 월동하다가 봄이 되면 북상하기 시작해 여름에는 전 동해에 걸쳐 서식하고, 가을이 되면 남하해 산란 해역 부근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어리가 20세기 들어 대량으로 어획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0년대 함경도 연안에서는 정어리가 대풍년을 맞았다고 전해지며 1930년대 후반기에도 정어리 어획량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어획량은 증감을 이어갔고, 꽁치나 고등어 등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생선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우니나라에서는 다른 생선에게 밀리는 모양이지만 외국에서는 정어리의 인기가 높다. 특히 포르투갈에서는 정어리가 전체 어획량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어획량을 보이는데, 국민 식재료로 불릴 만큼 다양하게 사용된다. 무엇보다 단순히 요리와 가공식품뿐 아니라 기념품이나 생필품 등 곳곳에 정어리 디자인을 활용하는 모습으로 정어리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리스본에서는 6월 여름의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축제인 ‘성 안토니오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이 축제에서 정어리를 나눠 먹어 정어리 축제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 흥미롭게도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미국에서도 정어리 통조림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달 5월 미국 매체 CNN은 “저렴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통조림이 미국인 밥상을 점령하고 있다”며 “정어리 캔 소비 급증은 경기 침체 신호(economic warning sign)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바쁜 일상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히 단백질 등의 영양분을 채울 수 있다는 소비 심리의 영향으로 정어리 캔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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