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상하는 들기름... 이렇게 하면 보관 기간 획기적으로 길어져요
2025-11-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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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상하는 들기름, 이렇게 보관해보세요

건강에 좋다는 말에 구입했지만 금세 상해버려 버리기 일쑤였던 들기름. 그 고민을 단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참기름과 섞어 보관하는 것이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8대 2 비율로 섞으면 보관 기간을 2~3배 늘릴 수 있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을 60% 이상 함유하고 있다. 이는 식물성 기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콩기름에는 10% 이하, 참기름에는 1% 이하의 알파리놀렌산이 들어있어 들기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이 알파리놀렌산이 지방산의 구조상 산화가 잘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이 진행한 실험 결과, 착유한 들기름을 25도에서 보관하면 20주부터 산가와 과산화물가가 급격히 늘어 산패가 빠르게 진행됐다. 반면 4도에서 보관하는 경우에는 40주까지 산가와 과산화물가의 변화가 없어 산패를 방지할 수 있었다.
산패된 들기름은 발암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건강에 유해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산패된 들기름이 생체기관의 손상, 염증, 암, 죽종동맥경화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들기름은 상온이 아닌 4도 이하의 냉장고에서 보관해야 하며, 개봉 후에는 1~2개월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기름은 일반 식물성 유지에 비해 저장이 용이한데, 이는 기름의 산패를 막아주는 리그난, 감마토코페롤 같은 항산화 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참깨의 2차 대사 산물인 리그난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노화 억제 효과, 지질과산화 억제 효과, 비타민 E 증강 효과 등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참기름의 유통기한은 24개월로 비교적 긴 편이며, 개봉 후 실온에서 3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참기름을 섭씨 25도의 어두운 곳에 두고 3개월마다 신선도를 관찰한 연구에서 9개월차에 과산화물가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참기름이 오래 보관될 수 있는 이유는 항산화 성분인 리그난 덕분이다. 참기름은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레산이 45.4%,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40.3%를 차지하며, 리그난 성분은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암세포 증식 억제, 노화 억제, 혈압 상승 억제 등의 다양한 생리 활성 기능을 갖고 있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8:2의 비율로 섞어 보관하면 영양과 보관성뿐만 아니라 풍미를 향상할 수 있다. 참기름의 항산화 성분 리그난이 들기름의 산패를 예방해 들기름의 단점인 짧은 보관기간을 2~3배 늘릴 수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8:2 비율로 섞으면 항산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참기름을 섞어 유통기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들기름 8에 참기름 2를 섞으면 들기름의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참기름의 리그난 성분이 산패를 막아주는 이중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혼합 방법은 간단하다. 깨끗이 씻은 공병에 들기름을 약 80% 채운 후 참기름을 20% 비율로 섞어주면 된다. 이렇게 섞은 기름은 비빔밥 등 단순한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하기 좋다.
들기름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염증과 혈액응고를 억제해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암, 각종 염증성 질환,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은 알파리놀렌산이 뇌동맥 막힘에 의한 사망과 뇌졸중을 예방하고, 심혈관질환에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항치매, 학습능력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들기름의 건강상 이점을 살리기 위해 하루에 3g 정도(밥수저 1/2스푼 분량)의 들기름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참기름은 올레산과 같은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포화지방산을 대체할 경우 나쁜 지방인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1개월간 식이 지방을 참기름이나 올리브유로 대체한 연구 결과, 혈중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었으며 올리브유에 비해 참기름의 저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됐다.
참기름에 함유된 토코페롤은 과산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성분으로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리그난 물질의 하나인 세사민이 고혈압의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은 "가정에서 들기름을 건강하게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온에서 보관하면 착유 후 20주(5개월)부터는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할 경우 냉장고 등을 이용해 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안전하게 들기름을 섭취할 수 있다.
참기름은 직사광선을 피해 실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냉장고에 오래 두면 오히려 맛과 향이 떨어질 수 있다. 공기와 햇빛에 노출되면 상할 수 있어 직사광선을 피하고, 온도 변화가 없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안전하게 오래 먹을 수 있다.
들기름은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투명한 병에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신문지나 알루미늄 포일로 병을 감싸 빛을 차단하면 더욱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또한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변질하기에 항상 뚜껑을 꼭 닫아 보관해야 한다.
들기름과 참기름 모두 불포화지방산이 80% 이상을 이루고 있어 발연점이 170~200도로 낮다. 따라서 가급적 열을 가하지 않거나 낮은 온도의 조리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튀김 요리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주로 나물 무침이나 비빔밥 등 열을 가하지 않는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