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반응 터졌다…고자극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늘 드디어 공개
2025-11-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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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위해 가장 절박한 선택을 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
넷플릭스가 하반기 화제작으로 꼽히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7일 오후 5시 전 세계 동시 공개한다. 극한의 폭력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19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될 만큼 강도 높은 서스펜스와 인간 심리의 파괴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원작은 일본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이미 2016년 일본에서 드라마화된 바 있는 이 작품이 10년 만에 한국 버전으로 재해석돼 공개된 셈이다. 연출은 드라마 ‘VIP’ ‘악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정림 감독, 주연은 배우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 이무생이 맡았다.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두 여자의 연대
‘당신이 죽였다’ 서사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백화점 명품관 VIP 전담팀 대리로 일하는 조은수(전소니)는 어느 날 단짝 친구 조희수(이유미)의 남편 노진표(장승조)를 주얼리 매장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은수는 그가 아내에게 선물할 목걸이를 고르며 보인 미묘한 이질감에 불안을 느끼고, 최근 자신을 피하던 희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믿기 어려운 폭력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은수는 절망에 빠진 희수에게 “벗어나야 한다”며 돌이킬 수 없는 제안을 하고, 그때 은수의 주변을 맴돌던 사업가 진소백(이무생)이 두 사람의 계획에 엮인다. 그렇게 공모와 복수 그리고 이어지는 예측 불가 사건들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폭력 피해자들이 연대해 가해자에 맞서는 서사를 그린다. 이 감독은 이를 두고 “은수와 희수가 노진표를 어떻게 몰아붙이는지, 이후 어떤 위기가 휘몰아치는지 조바심을 느끼며 봐달라”고 당부했다.

‘악귀’ 이정림 감독, 첫 넷플릭스 진출작
이번 작품은 이 감독의 첫 넷플릭스 진출작이다. 그는 “오쿠다 히데오의 원작을 읽었을 때 두 여성의 절박한 연대가 강하게 와 닿았다”며 “단순히 범죄를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을 옥죄는 폭력과 사회적 시선을 어떻게 돌파하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품 제목 ‘당신이 죽였다’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이 감독은 “가해자만이 아니라, 방관한 사람들, 침묵한 사회, 지켜보기만 한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문장”이라며 “8부까지 보면 제목의 의미가 완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19금 등급…폭력 묘사 수위, 어디까지 허용됐나
시리즈는 넷플릭스 ‘청소년 관람불가(19세)’ 등급으로 지정됐다. 이 감독은 “처음부터 폭력의 수위를 고민했다. 신체 접촉보다 그 전후 상황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만들었다”며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폭력의 현실감을 잃지 않기 위해 실제 생존자 사례를 연구했다”고 전했다.
즉 노골적인 장면보다 인물의 감정, 공간의 긴장감, 사운드 디자인으로 잔혹함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감독은 “피보다 더 무서운 건 그 직전의 공기”라고 말했다.
전소니·이유미, 두 얼굴의 여성…몰입감 높은 연기 앙상블

주연 배우 전소니와 이유미의 연기 대결은 이번 작품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전소니는 냉철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조은수 역을 맡아,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이 어떻게 폭력의 현실로 끌려 들어가는지를 표현한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은수는 처음엔 남의 문제처럼 생각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싸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유미는 폭력에 시달리는 전직 동화 작가 조희수를 연기한다. 그는 “희수는 피해자지만, 동시에 가장 강한 인물이다. 현실적인 고통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장승조는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희수를 괴롭히는 남편 노진표와, 은수와 희수의 계획에 엮이는 진강상회 직원 장강을 동시에 연기한다. 이 감독은 “장승조는 두 얼굴을 가진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였다. 진표는 악의 상징이고, 장강은 인간적인 따뜻함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이무생은 은수와 희수를 도우려는 사업가 진소백을 맡아, 극의 불안정한 균형을 유지한다. 그의 존재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두 여성 계획이 예기치 않게 꼬이게 되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폭발적 몰입감…심장 쫄깃한 8부작 구조
‘당신이 죽였다’는 총 8부작으로 구성됐다. 각 회차는 약 50분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한 순간도 긴장 끈을 놓을 수 없는 전개와 감정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에피소드 간 리듬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또한 프라이머리 음악감독이 참여한 OST 또한 작품의 긴장감과 서늘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이 감독은 “프라이머리의 음악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장면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게 만든다”며 작품 속 음악들에 대해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덕션의 디테일, 심리의 공간을 시각화하다
작품의 무대는 화려한 백화점과 폐쇄적인 주거공간 그리고 숨 막히는 어둠의 골목들이다. 미술팀은 공간이 인물의 심리와 함께 변하는 구조를 완벽에 가깝게 구현했다. 예를 들어 은수의 집은 초반엔 따뜻한 조명을 사용하지만, 점차 차갑고 무채색으로 변한다. 반대로 희수의 공간은 폐쇄적이지만, 은수와 연대하며 점점 열린 공간으로 확장된다.
소리 디자인 또한 눈에 띈다. 희수의 트라우마를 표현하기 위해 문 두드리는 소리, 시계 초침, 발소리 등 일상적인 사운드를 리듬처럼 반복적으로 배치했다. 시청자는 장면의 흐름만으로도 인물의 심리 상태를 체감하게 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벌써 터진 국내외 반응
‘당신이 죽였다’는 지난달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돼, 본편 일부가 먼저 공개됐다. 당시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에는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참석했으며, 해외 배급사 관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특히 해외 평론가들은 한국 드라마 특유의 서정성과 일본 원작의 냉정한 구조가 절묘하게 결합됐다고 평가했다. 일본판이 범죄 수사 중심이었다면, 한국판은 관계 심리와 폭력 이후의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스릴러 라인업 중 유일한 ‘한국 여성 중심 서사’
올 하반기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 중,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는 ‘당신이 죽였다’가 유일하다. 앞서 공개된 ‘더 글로리’ ‘경성크리처’ 등은 여성 인물이 주도하긴 했지만, 복수극이나 장르물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이번 작품은 여성 간 연대, 폭력의 구조, 죄책감과 해방감의 교차라는 복합적 주제를 다룬다. 이유미는 “이 작품은 피해자와 가해자, 방관자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누가 진짜 ‘당신이 죽였다’인지 묻게 된다”고 말했다.
'당신이 죽였다' 궁금증 포인트 N가지
→ 아니다. 실화는 아니며,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다만 현실 속 가정폭력, 사회적 무관심, 피해자 생존 투쟁 등의 주제를 모티브로 삼았다.
→ 선정적 장면보다는 심리적 압박과 폭력의 긴장감이 중심이다. 외적인 잔혹함보다, 인물의 내면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통해 긴장감을 쌓는다.
→ 총 8부작으로 구성됐으며 공개 첫날인 11월 7일 오후 5시(한국 시각) 전 회차가 한 번에 공개된다.
→ 현재로선 시즌2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8부작 완결 구조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