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화물차에 모자 참변…어머니 숨지고 아들 중태
2025-11-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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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신호위반, 승용차보다 치명적…제동거리 길고 충돌력 커

전남 장성에서 화물차끼리 충돌해 50대 어머니가 숨지고 20대 아들이 중상을 입었다.
7일 장성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8분께 장성군 서삼면 한 물류센터 인근 사거리에서 A(20대·남) 씨가 몰던 1t 화물차와 B(50대·남) 씨가 운전하던 4t 화물차가 부딪쳤다.
이 사고로 1t 화물차에 타고 있던 A 씨의 어머니(50대)가 사망했다. A 씨는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4t 화물차 운전자 B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4t 화물차가 신호를 위반해 사고가 난 정황을 토대로 B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처럼 화물차의 신호위반은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큰 인명 피해를 부른다.
가장 큰 이유는 차량 자체의 크기와 무게 때문이다. 4~5톤 이상 화물차는 적재량이 많을수록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충돌 시 파괴력도 커진다. 시속 60km로 달리다 급제동할 경우 정지까지 평균 25m 이상이 필요하다. 신호가 바뀌는 순간 제때 멈추지 못하면 교차로 안으로 그대로 돌진할 위험이 크다.
운전자의 피로와 시야 제한도 주요 위험 요소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나 졸음, 대형차 특유의 높은 운전석 구조로 생기는 사각지대가 겹치면 신호 인식이 늦어진다. 특히 야간이나 악천후 시에는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다.
교차로 진입 시 속도를 유지하는 습관도 문제로 꼽힌다. 화물차는 관성 때문에 신호가 바뀌는 순간 멈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부 운전자가 ‘노란불’에 가속해 통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형 차량이 시속 60km로 교차로에 진입할 경우, 맞은편 차량이나 보행자와 충돌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화물차는 제동 거리와 시야 사각이 넓어 빨간불 직전의 ‘무리한 진입’이 가장 위험하다”며 “노란불이 켜지는 즉시 감속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형 화물차의 신호위반은 단순한 법규 위반이 아니라 사실상 ‘살인적 과속’과 맞먹는 위험 행위다. 단 몇 초를 아끼려다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경각심과 사회 전반의 안전 인식 강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