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턱을 허물고 '돌봄의 중심'으로 서다"

2025-11-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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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문턱을 허물고 '돌봄의 중심'으로 서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초고령화와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우리 사회의 복지 시스템이 기로에 섰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 속에서 한국 교회가 나아갈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교회가 지역사회의 구심점으로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에 대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위기의 시대, 교회의 새로운 소명을 묻다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의 장헌일 원장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의 장헌일 원장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의 장헌일 원장은 "교회가 다시 세상의 신뢰를 얻고 본질을 회복하는 길은 이웃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내년 3월 시행될 돌봄통합지원법이 현장에 정착하기까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돌봄 공백을 지적하며, 교회가 그 틈을 메우는 '열린 돌봄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회의 공간을 이웃에게 내어주고, 지역의 아픔을 보듬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라는 것이다.

####담장을 넘어, 마을 속으로 들어간 교회

이러한 비전은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통해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20년간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을 섬겨온 장 원장의 사역이 대표적이다. 그는 행정복지센터와 손잡고 고독사 위험 가구를 찾아내 지원하고, 무료 급식과 노인대학 운영 등 지역의 필요에 맞춘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교회가 어떻게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했다.

####성공의 열쇠는 '현장 중심'의 자율성

물론, 이 거대한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의 김용익 이사장은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적인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돌봄 정책의 성공은 철저한 지방분권과 현장의 자율성에 달려있다"며, 각 기초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돌봄 체계를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이 곧 선교,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날 포럼은 '돌봄'이 단순한 사회봉사를 넘어, 교회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핵심적인 선교 전략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돌봄 관계망을 조직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역동적인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복음 전파 방식이라는 데 깊이 공감했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길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됨을 다시금 일깨운 시간이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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