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한국인들이 감기보다 많이 걸린다는 질환의 정체
2025-11-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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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동안 안 닿으면 그 자리부터 뼈가 녹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전체 질환 중 치주염(치아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잇몸, 치주인대, 치조골에 염증이 생겨 파괴되는 질환)이 1위입니다. 폐렴, 당뇨, 고혈압, 감기를 다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치과의사 박창진 원장이 밝힌 이 사실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양치질을 하는데도 잇몸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가 적지 않다.
박 원장은 유튜브 채널 ‘닥터딩요’ 영상 ‘양치할 때 이것 꼭 하세요! 1000만원 아낍니다’에서 우리가 몰랐던 잇몸 건강의 진실과 올바른 구강 관리법을 공개했다. 
그는 “이가 다 빠지는 원인이 충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치주염이 주범”이라고 말했다. 잇몸 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3주 동안 칫솔이 안 닿으면 그 자리에서부터 뼈가 녹기 시작한다. 매일 거품 내며 양치하는데, 실제로 3주간 칫솔이 한 번도 닿지 않은 곳이 그렇게 많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잇몸에 염증이 생겨도 거의 아프지 않다. 30대 중반쯤 되면 이가 시리다고 찾아오는데, 이는 덮여 있어야 할 치아의 뿌리 부분이 노출됐다는 뜻”이라며 “이가 시리다는 건 이미 뼈가 내려갔고, 잇몸 질환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는 “뼈가 녹는 동안 통증이 없기 때문에 10년을 그냥 보내게 된다. 그러다 30대 중반쯤 시림 증상이 나타나고, 40, 50대가 되면 치아 뿌리가 절반 이상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때 많은 사람이 정기 스케일링을 받지만 “스케일링은 치과의사가 병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치료다. 하지만 이후에도 같은 습관을 유지하면 다시 찌꺼기가 낀다. 결국 뼈는 계속 내려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50, 60대가 되면 치아가 흔들리고 빠진다. 박 원장은 “충치는 하나가 썩어 빠지는 거지만, 잇몸 질환은 한 구역 전체가 무너진다. 앞니 여섯 개, 어금니 네 개를 한꺼번에 빼야 하는 경우도 많아 임플란트 개수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치료 후에 환자가 달라져야 한다.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 건 본인 몫”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올바른 칫솔질 원칙으로 ‘SOD 법칙’을 제시했다. S는 Small(작은 칫솔머리), O는 One tooth(한 개씩 닦기), D는 Divide(입안을 네 구역으로 나누기)다. 그는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칫솔이 적당하고, 칫솔모를 잇몸 테두리에 대고 동그란 원을 그리며 한 치아씩 이동해 닦아야 한다. 한 구역당 2분 30초씩, 총 1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칫솔모는 부드럽고 끝이 연마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손등에 대고 문질러 봤을 때 부드럽고 자극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칫솔, 치간칫솔, 혀클리너 세 가지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특히 치간칫솔에 대해 강조하며 “칫솔과 치간칫솔이면 구강 건강의 90%는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이 사이가 넓은 사람은 굵은 걸, 좁은 사람은 가는 걸 쓰면 된다. 들어가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첨단칫솔’로 불리는 일명 ‘앤드터프트 칫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끝이 뾰족하고 칫솔모가 한 다발만 있는 형태인 앤드터프트 칫솔을 쓰면 잇몸 테두리만 세밀하게 닦는 데 매우 좋다”고 했다. 다만 “기존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 갑자기 사용하면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혀클리너도 필수라고 했다. “입안 세균은 잇몸 테두리, 치아 사이, 혀에 몰려 있는데, 가장 많은 세균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곳이 혀”라며 “효율성이 뛰어난 세정 도구”라고 설명했다.
혀클리너는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 상관없이 끝부분이 A4용지 가장자리처럼 날카로워야 한다”며 “힘주지 말고 살짝 긁기만 해도 커피 찌꺼기 같은 색이 쫙 나온다”고 했다. “혀클리너만 잘 써도 입냄새의 70~80%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글에 대해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했다. “클로르헥시딘, 헥사메딘, CPC 등은 세균을 죽이지만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도 모두 없앤다”며 “단기간 치료용으로는 가능하지만 매일 쓰는 건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균은 조직화돼 ‘바이오필름’을 형성한다. 이 구조는 항생제도 잘 침투하지 못한다. 가글이 그런 조직까지 침투하기 어렵다”며 “결국 칫솔과 치간칫솔 같은 기계적 세정이 구강 건강의 90%를 좌우한다”고 했다. 알코올 함유 가글은 “입안을 마르게 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워터픽(물 분사기)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했다. “교정기 사이 음식물 찌꺼기는 제거할 수 있지만 세균막은 전혀 제거하지 못한다”며 “세차장에서 물만 뿌리고 스펀지질을 안 하는 것과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칫솔질을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고 했다.
박 원장은 교정 환자에 대해선 “일반인보다 세 배는 더 오래 닦아야 정상”이라며 “첨단칫솔을 반드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동 칫솔은 “회전식보다 음파 방식이 낫고, 첨단칫솔이 호환되는 전동 제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치약 선택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성분은 불소”라고 했다. “미백 치약은 효과가 없고, 안티플라크 치약은 모든 칫솔질이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이므로 별 의미가 없다. 잇몸 치약도 치은염 예방 문구를 쓸 수 있을 뿐 실제로 잇몸을 개선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시린이 전용 치약에 대해선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성분으로 시린 부위를 막아주는 효과는 있다”라면서도 “불소가 들어간 치약을 사용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치약의 연마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마트 제품엔 연마제가 많다”며 “알루미늄 호일 위에 치약을 짜서 문질렀을 때 까맣게 묻어 나오면 연마제가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일리톨 껌에 대해서는 “세균이 자일리톨을 먹으면 에너지를 쓰기만 하고 생성하지 못해 굶어 죽는다”며 “단 입안이 깨끗해야 효과가 있다. 식사 후 바로 씹으면 아무 의미 없다. 반드시 양치 후, 또 자기 전 깨끗한 상태에서 씹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칫솔질만 제대로 해도 1000만원은 아낄 수 있다. 정기 스케일링이나 임플란트 치료 비용보다 훨씬 값진 투자”라며 “결국 잇몸 건강은 습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