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100여명, 한강공원에서... 한국 네티즌들 “선 넘었다”

2025-11-0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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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처럼 보이는 옷 입고 행진 포착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중국인 100여 명이 한강공원에서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채널A 뉴스' 유튜브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중국인 100여 명이 한강공원에서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채널A 뉴스' 유튜브

중국의 걷기 동호회 소속 100여명이 서울 한복판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군복처럼 보이는 입고 행진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소셜미디어(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국의 한 걷기 애호가 단체가 한국에서 진행한 행사를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게시물이 확산됐다. 최근 더우인(중국의 쇼트폼 플랫폼)에 처음 올라온 이 영상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중국인 100여 명이 한강공원에서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채널A 뉴스' 유튜브

영상 속 참가자들은 10명 안팎으로 나뉘어 색깔별 유니폼을 맞춰 입었고, 일부는 얼룩무늬 군복 형태의 상하의와 모자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영상에 수차례 등장하는 현수막에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고 한글과 중국어로 적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중국인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행사에선 한국인들이 '걷기'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생활체육 느낌이 아니라 군대의 제식훈련에 가까운 광경이 펼쳐졌다. 중국인 참가자 각 팀은 소속 동호회 이름이 쓰인 붉은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행진했다. 음악에 맞춰 힘차게 흔드는 이들의 팔다리 동작은 오차 없이 일치했다. 동호인 단체 지역 간부로 추정되는 남성이 중국어로 축사를 하자 참가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을 본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군복은 선을 넘은 것"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한국문화교류사업단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가운데 걷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함께 걸은 행사일 뿐이라고 했다. 또한 중국인들이 입은 옷도 군복이 아닌 단체복이라고 밝혔다. 오성홍기나 인민해방군 군기가 아니냐는 오해를 산 붉은색 깃발 역시 각 단체 이름이 들어간 단체 깃발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행사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청소년공원걷기단체 '에만' 등 여러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속 일부 참가자의 얼룩무늬 단체복이 인민해방군 군복과 비슷해 오해를 샀지만, 계급장이나 휘장 등 군 표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중국인 100여 명이 한강공원에서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채널A 뉴스' 유튜브
군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중국인 100여 명이 한강공원에서 군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채널A 뉴스' 유튜브

현행법상 외국 군복 착용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군복과 식별하기 어려운 유사 군복만 제한되며, 외국 군복이나 구형 군복은 제재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 관광객이 인민해방군 군복을 입고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단속 규정은 없다.

유사한 논란은 최근 경기 여주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2일 여주시 신륵사 관광단지 일대에서 열린 '2025 여주오곡나루축제' 마지막날 한중문화교류 행사에서 무대 배경 화면에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 영상이 상영됐다. 무대 위에는 인민해방군을 상징하는 붉은 깃발과 함께 중국 제복을 입은 이들이 줄지어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여주오곡나루축제를 주관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측은 "글로벌 축제 도약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한 한중문화교류행사의 일부 내용이 방문객 여러분께 우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12개 단체의 공연 중 오성홍기와 열병식 등 중국 국경절 기념식을 배경으로 한 1개 단체의 공연이 순수 문화 교류라는 본 축제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행사 내용의 사전 검토와 현장 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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