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 만들 때 '이것' 쓰지 마세요…통째로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25-11-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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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김장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김장철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주의보가 발령됐다.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는 이것 때문에 공들여 담근 김치에서 악취가 나고, 심하면 통째로 버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김장철을 맞아 김치를 담그고 있는 이미지
김장철을 맞아 김치를 담그고 있는 이미지

문제의 주인공은 바로 고무호스다. 배추를 절이거나 씻을 때 수도꼭지에 연결해 물을 받는 일반 고무호스가 김장을 망칠 수 있다.

전북 전주시와 대전시 상하수도 당국은 7일 시민들에게 김장 작업 시 고무호스 연결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수돗물 악취 민원의 주범이 바로 고무호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가정에서 흔히 쓰는 저렴한 공업용 고무호스다. 공업용 제품은 내부 코팅이 안 돼 있어 수돗물 속 소독제 성분인 염소와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클로로페놀류라는 악취 유발 물질이 만들어진다.

고무호스 자체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더라도 수돗물과 접촉하는 순간 악취가 발생한다. 이렇게 생성된 냄새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공들여 담근 김치를 통째로 버려야 하는 일이 생긴다.

고무호스로 김장 배추를 세척 중인 이미지
고무호스로 김장 배추를 세척 중인 이미지

더 큰 문제는 건강에 해롭다는 점이다. 클로로페놀류는 단순히 냄새만 나는 게 아니라 복통과 구토를 유발하고 피부를 자극한다. 발암 물질로도 알려져 있으며 신장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을 섭취하면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유해 성분이다.

김장철에는 채소 세척량이 많아 호스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클로로페놀이 식재료에 직접 닿으면 세균이 번식하고 악취가 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호스 안에 고인 물도 위생상 문제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상하수도 당국은 음용이나 조리 목적으로 물을 받을 때는 식수전용 호스나 스테인레스스틸 호스, 실리콘 호스 등 안전한 재질의 제품을 쓰거나 아예 호스 없이 직접 수돗물을 받아 쓸 것을 권고했다. 불가피하게 호스를 써야 한다면 반드시 무취·무독성의 음용수 전용 제품을 골라야 한다.

김장철 고무호스 사용 자제 홍보 포스터 /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김장철 고무호스 사용 자제 홍보 포스터 /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황기영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장은 "대전시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엄격한 검사 절차를 거쳐 공급되는 안전한 음용수"라며 "김장철에는 고무호스 사용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음용수용 전용 호스를 이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주시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도 "고무호스 자체에는 냄새가 없더라도 수돗물과 접촉하면 악취가 발생한다"며 "매년 김장철마다 관련 민원이 반복되는 만큼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장김치를 만들고 있는 봉사자들 자료 사진 / 뉴스1
김장김치를 만들고 있는 봉사자들 자료 사진 / 뉴스1

고무호스 외에도 김장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절임배추는 가능한 한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루 이상 두었다면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깨끗한 물에 3번 정도 씻은 뒤 써야 한다. 다만 지나치게 씻으면 배추 질감이 손상될 수 있으니 적당히 헹구는 게 중요하다.

생강과 마늘, 무 등 부재료는 신선한 것을 골라야 한다. 썩거나 상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도려내야 한다. 이런 부위에는 곰팡이나 아플라톡신 같은 유해물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 도구 선택도 중요하다. 대야는 재활용 고무 제품을 피하고 식품용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재질을 써야 한다. 재활용 고무에서는 중금속이 나올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양파망 같은 일반 플라스틱 그물망도 주의 대상이다. 고온에서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 녹아 나올 수 있어 식품용 면주머니로 대체하는 게 안전하다.

모든 도구와 용기는 사용 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손도 자주 씻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재료 신선도와 위생 관리는 물론 보관 온도도 신경 써야 한다. 김치가 얼지 않도록 0~5도를 유지하는 게 적정 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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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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