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 지갑서 최근 한 달간 40만 개 이동... 논란 고조
2025-11-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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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장 논쟁 불붙어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비트코인(Bitcoin, BTC) 시장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오래된 코인’이 이동하며 이를 두고 시장의 진정한 초기 보유자(OG, Original Gangster)들이 떠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기 트레이더들의 매도일 뿐인지 논쟁이 불붙었다.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이런 대규모 자금 이동은 비트코인 가격 약세와 맞물려 나타나며 시장 심리를 크게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7일(이하 한국 시각) 기록한 최고가 12만 6000달러대에서 이달 7일 10만 달러대로 하락했다.
온체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약 1040억 달러에 달하는 장기 보유 비트코인이 움직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장기보유자(LTH, Long-Term Holders) 지갑에서 40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세가 단순한 시장 조정인지, 아니면 초창기 보유자들의 대량 이탈인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갤럭시(Galaxy) 리서치 책임자 알렉스 손(Alex Thorn)에 따르면 올해에만 5년 이상 보유된 47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거래됐다. 지난해 수치까지 포함하면 1040억 달러를 넘는 자산이 손바뀜했고, 이는 5년 이상 보유 중인 전체 비트코인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그는 “유례없는 대규모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2년간의 시장 흐름을 “전례 없는 현상”이라 정의했다.
이에 대해 리드칼리지(Reed College) 철학 교수이자 장기 비트코인 평론가 트로이 크로스(Troy Cross)는 “이러한 매도세는 비트코인 초기 철학에 대한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초기 채굴자와 선도적 보유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면 그들조차 비트코인을 기존 IPO형 투자와 다르지 않은 자산으로 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온체인 분석가 체크메이트(Checkmate)는 “OG 매도(OG dumping)”라는 표현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50만 개가량의 ‘오래된’ 코인이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올해 재활성화된 공급의 다수는 6개월에서 2년 미만 보유된 코인에서 비롯됐다. 이는 초장기 보유자의 이탈이 아니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트레이더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블록스트림(Blockstream) 최고경영자 아담 백(Adam Back) 역시 이에 동의하며 “차트를 보면 그 정체가 명확하다. 최근 움직인 비트코인의 대부분은 비트코인 OG들이 아닌 최근 사이클 트레이더들이 보유한 물량”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4~2025년 재활성화된 공급 중 6개월~1년 보유 코인이 70만 개, 1~2년 보유 코인이 65만 개, 3~5년은 12만 개, 5~7년은 5만 개 수준으로 파악됐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현물 비트코인 ETF(Exchange-Traded Fund)에서의 대규모 유출과 LTH 매도세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현물 ETF의 최근 7일 누적 순유출 규모는 21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6주 간의 최대 감소치로, 시장의 수요 중심 동력이 공급 압력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ETF 순유입이 장기보유자 매도를 상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공급 과잉의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기관 수요가 회복되지 않거나 LTH들의 매도 전략이 멈추지 않는 한 당분간 시장은 하방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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