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악의 한국 드라마] 2위 ‘별들에게 물어봐’…놀랍게도 1위는?

2025-11-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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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제작비의 역설, 시청자의 냉정한 외면

수백억 제작비와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대작들이 잇달아 ‘올해 최악의 한국 드라마’로 꼽히는 이변이 벌어졌다.

'트웰브' 출연한 성동일. / KBS2 '트웰브'
'트웰브' 출연한 성동일. / KBS2 '트웰브'

조이뉴스24는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110명을 대상으로 '올해 최악의 드라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대가 가장 컸던 작품일수록 실망도 컸다.

전문가 110명이 꼽은 ‘최악의 드라마’ 1위, 마동석의 ‘트웰브’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KBS2 드라마 ‘트웰브’가 ‘올해 최악의 드라마’ 1위에 선정됐다. ‘트웰브’가 28표를 얻으며 불명예의 정점에 올랐다. 2위는 tvN ‘별들에게 물어봐’(15표), 3위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10표), 4위는 디즈니+ ‘북극성’(7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웰브’, 200억 제작비와 마동석의 이름값도 못 지켰다

‘트웰브’는 배우 마동석이 직접 제작하고 주연까지 맡은 프로젝트였다. 서인국, 박형식, 고윤정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했고, 12지신(十二支神)을 모티프로 한 동양 판타지물이라는 설정으로 방영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제작비만 200억 원, 마동석의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져 KBS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다.

'트웰브' 포스터. / KBS2
'트웰브' 포스터. / KBS2

그러나 방송이 시작되자 평가는 급격히 식었다. ‘트웰브’는 첫 방송 시청률 8.1%(이하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로 출발했지만, 중반 이후 2%대까지 추락했다. 시청자 반응은 냉정했다. 작품 개연성과 CG들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다. 특히 마동석 특유의 액션이 드라마 속에서는 힘을 잃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보여준 ‘마동석 액션’의 시그니처가 사라졌고, 대신 느슨한 서사와 빈약한 캐릭터 관계가 작품의 긴장감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별들에게 물어봐’, 500억 제작비의 결과물도 별들에게 물어봐?!

‘올해 최악의 드라마’ 2위에 오른 작품은 tvN ‘별들에게 물어봐’다. 공효진과 이민호, 두 톱스타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국내 최초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스페이스 드라마로, 무중력 공간에서 근무하는 우주정거장 보스 ‘이브’(공효진)와 미스터리한 미션을 지닌 불청객 ‘공룡’(이민호)의 이야기를 담았다.

준비기간만 5년, 제작비는 5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공개 직후 시청자 반응은 싸늘했다. 재벌가의 우주 인공수정, 무중력 키스신 등 현실감을 잃은 설정들이 몰입을 방해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2.6%에 그쳤다.

'별들에게 물어봐' 포스터. / tvN 제공
'별들에게 물어봐' 포스터. / tvN 제공

3위 ‘오징어게임3’, 4위 ‘북극성’…‘초대형 예산의 저주’

3위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였다. 전작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제작비가 약 1000억 원으로 폭증했지만, 결과는 미묘했다. 스토리 전개가 느슨하고 캐릭터 개연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시즌1의 충격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4위는 디즈니+의 ‘북극성’이 차지했다. 전지현과 강동원의 조합, 제작비 700억 원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극의 중심을 잡지 못한 서사와 불안한 연출로 혹평을 받았다. ‘북극성’은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감정선이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으며 용두사미라는 오명을 남겼다.

후순위 작품들도 고전…‘바니와 오빠들’, ‘경성크리처2’ 등

‘올해 최악의 드라마’ 리스트에는 이 외에도 여러 작품이 포함됐다. MBC ‘바니와 오빠들’(6표), KBS 2TV ‘킥킥킥킥’(5표), 넷플릭스 ‘경성크리처2’(4표), TV조선 ‘컨피던스맨KR’(3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경성크리처2’는 전작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시즌2에서 캐릭터 감정선이 무너지고 결말이 허무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킥킥킥킥’은 실험적 형식에도 불구하고 전개가 늘어졌다는 평을 받았고, ‘컨피던스맨KR’은 일본 원작의 감각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오징어 게임 3'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3'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업계 “한국 드라마, ‘규모’보다 ‘내실’이 문제”

해당 설문 결과는 최근 한국 드라마 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 OTT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과잉 규모의 제작이 오히려 작품 완성도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드라마가 영화 못지않은 자본을 끌어들이면서도 시나리오 개발과 연출 기획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CG나 세트보다 중요한 건 이야기인데, 대작이라는 타이틀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별들에게 물어봐’와 ‘트웰브’가 남긴 교훈

‘트웰브’와 ‘별들에게 물어봐’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모두 거대한 기대 속에서 출발해 허무하게 꺼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트웰브’는 마동석의 이름값,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 500억이라는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에게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전달하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돈 많이 쓴 대작이라는 이유로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완성도 높은 이야기와 연출, 캐릭터 진정성이 없다면 화려한 비주얼도 유명 배우 출연도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다음은 ‘2025년 올해 최악의 한국 드라마’ 순위다. (인용 출처 : 조이뉴스24)

1위 트웰브

2위 별들에게 물어봐

3위 오징어게임3

4위 북극성

5위 바니와 오빠들

6위 킥킥킥킥

7위 경성크리처2

8위 컨피던스맨KR

유튜브, STUDIO X+U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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