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된장, 커피는 이제 그만…김장 수육, 잡내 없이 '육즙 가두는' 방법 대공개
2025-11-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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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누린내 제거 꿀팁 공개
김장철이면 따뜻한 밥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수육. 갓 담근 김치의 시원함과 담백한 돼지고기 수육의 조합은 그야말로 한국의 미식 전통이다.

하지만 집에서 수육을 삶을 때면 늘 잡내(누린내) 제거가 최대 숙제다. 흔히 된장이나 커피 가루를 넣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뻔한 재료 대신 돼지고기의 풍미를 극대화하고 잡내를 완벽하게 봉쇄하는 '숨겨진 재료'에 주목한다.
1. 잡내 제거의 핵심 키포인트: 뻔한 향신료 대신 '이것'
돼지고기의 잡내는 주로 고기 속의 피와 근막에 함유된 휘발성 물질에서 비롯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통후추, 마늘, 생강 등 흔히 '향신료 삼각편대'를 사용하지만, 잡내를 잡는 동시에 고기의 감칠맛을 높이는 새로운 비법이 있다. 바로 '사과 껍질' 또는 '배 껍질'이다. 사과나 배 껍질에는 풍부한 과일산이 들어 있어 돼지고기의 잡내를 중화하는 데 탁월하며, 끓는 과정에서 올라오는 은은한 단향이 고기의 풍미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특히 과일의 섬유질은 국물에 텁텁함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잡내만 흡착하여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사과나 배를 먹고 남은 껍질을 버리지 않고 냄비에 통후추, 대파의 흰 뿌리와 함께 소량 넣어 삶으면, 잡내 제거는 물론 뻔하지 않은 은은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2. 수육 맛의 완성, '물 없이 삶는 법'의 재해석

수육을 맛있게 삶으려면 물에 담가 끓여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 고기의 맛을 응축하고 육즙 손실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이 주목받는데, 바로 '무수분 수육' 방식이다. 이는 냄비 바닥에 무, 양파, 대파 등 수분이 많은 채소를 두껍게 깔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올려 뚜껑을 닫고 끓이는 방식이다. 물을 넣지 않아도 채소에서 수분이 나오면서 고기를 찌듯이 익히게 되는 것이 과학적 원리다.
이 과정에서 고기 자체의 맛있는 육즙이 물에 빠져나가지 않고 고기 안에 그대로 갇히게 되며, 채소의 단맛과 향이 증기로 순환하며 고기에 배어든다. 그 결과, 고기의 맛이 묽어지지 않고 진하고 촉촉한 수육이 완성된다. 특히 냄비 바닥에 무를 두툼하게 썰어 깔면 무가 익으면서 수분을 내고, 고기가 눌어붙는 것을 방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온도와 시간의 미학'

아무리 좋은 재료를 넣어도 삶는 시간을 놓치면 수육은 질겨지거나 퍽퍽해진다. 시간과 온도의 미학이야말로 잡내 없는 완벽한 수육의 마지막 키포인트다. 잡내 봉쇄의 시작은 돼지고기를 찬물 대신 끓는 물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끓는 물에 넣으면 단백질이 순간적으로 응고되어 내부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표면의 불순물이 빠르게 제거되어 잡내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시간 역시 중요하다. 보통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목살은 1kg 기준 약 50분을 삶는 것이 일반적이다. 50분 후 불을 끄고 뚜껑을 닫은 상태로 10분간 뜸을 들이면, 잔열로 인해 고기가 더욱 촉촉하고 부드러워진다. 고기가 다 익은 직후 꺼내는 것보다 뜸 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육즙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
이처럼 흔한 재료 대신 과일 껍질로 은은한 향을 더하고, 무수분 방식으로 육즙을 가둔 뒤, 뜸 들이기로 부드러움을 완성한다면, 당신의 김장 수육은 올겨울 밥상 위에서 '잡내 없는 최고의 밥도둑'으로 인정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