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8만원 초고가 생선... “모든 물고기 통틀어 이런 식감은 처음” 감탄

2025-11-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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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의 원톱..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

종어 회 / '일타쿠마' 유튜브
종어 회 / '일타쿠마' 유튜브

1980년대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왕의 물고기' 종어(宗魚)가 40여 년 만에 식탁 위로 돌아왔다. 조선시대 왕과 고관대작만 먹을 수 있었던 이 전설의 생선이 한 양식업자의 집념 끝에 부활했다.

유명 일식 셰프 김민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가 전북 김제의 목창양식장을 찾아 복원된 종어를 소개하는 영상을 7일 올렸다. 김 셰프는 "2년 반 전부터 종어에 관심을 갖고 연락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며 "우연한 기회로 이번에 촬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11년 된 종어. / '일타쿠마' 유튜브
11년 된 종어. / '일타쿠마' 유튜브

종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는 기수성 어류다. 한강, 금강, 임진강 등의 하구에 서식했다. 하구에 살면서 바닷물과 민물을 오갔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생선이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왕족과 고관대작만 먹을 수 있었다. '종(宗)'이라는 으뜸 한자를 물고기에 붙인 것도 그만큼 귀했기 때문이다.

'40년 전 멸종됐다던 종어, 쿠마 앞에 나타나다!'란 제목으로 '일타쿠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종어 복원에 성공한 양식장의 관계자는 "200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6년 HACCP 인정을 받았다"며 "종어 복원에 지금까지 약 40억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 사명감을 갖고 하게 됐다"며 "좋은 종어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종어는 성장 속도가 느리다. 3년이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한다. 관계자는 "산란기 때 종어들이 서로 생식기를 공격해 죽이는 습성이 있어 온도를 낮추고 미생물을 투입해 공격성을 억제한다"며 "그때는 고기가 성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민성은 2.5kg짜리 종어로 회, 스테이크, 조림, 매운탕 등을 만들어 시식했다. 종어는 비늘이 없고 장어처럼 뉴신(점액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김민성은 "민물고기인데도 살이 단단하다"며 "껍질이 생각보다 두껍다"고 전했다.

김민성이 가장 먼저 시식한 것은 이틀간 숙성한 회였다. 그는 "흙내가 안 난다"며 놀라워했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나 흙냄새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김 셰프는 "민물 생선 치고 맛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맛있다"며 "진짜 고급스럽다"고 평가했다.

종어 매운탕 / '일타쿠마' 유튜브
종어 매운탕 / '일타쿠마' 유튜브

스테이크로 구워 먹었을 때 종어의 진가가 더욱 드러났다. 김민성은 "껍질이 쫀득하고 장난 아니다"며 "지금까지 먹은 껍질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소금, 후추, 버터 세 가지만으로 조리했음에도 지금까지 먹었던 생선 중에 가장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로 먹어도 맛있으면 구이도 맛있다"며 "껍질이 엄청 맛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림으로 만든 종어에 대해서는 "바다 생선 같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김민성은 "민물고기인데 기름이 많이 나온다"며 "소주를 부르는 맛"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림의 맛에 대해 "등급을 매기면 특상이나 극상급"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성은 특히 식감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를 통틀어서 이런 식감은 처음 봤다"며 "메기도 있고 철갑상어도 있고 동자개도 있고 여러 가지를 다 모아놓은 하이브리드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조선시대 3대 미식가 중 한 명인 허균 선생이 판관 시절 종어 맛을 보고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종어만 먹으며 살고 싶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미식가들의 원톱이다.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종어 가격은 kg당 8만원 수준이다. 2.5kg 한 마리에 약 20만원이다. 민물고기 중에선 쏘가리가 이 정도로 비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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