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도 6만원, 큰 것은 20만원... 곧 동해안 뒤덮을 ‘오징어의 왕’

2025-11-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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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된 무늬오징어 시즌

무늬오징어 시즌이 돌아왔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무늬오징어 시즌이 돌아왔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매년 가을이면 강원도 동해안을 찾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오징어의 왕'이 올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달콤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미식가들을 사로잡는 무늬오징어가 11월 들어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한 것이다.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에 9일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강원 삼척과 강릉 일대 수산시장에 무늬오징어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어획되기 시작했다.

무늬오징어.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무늬오징어.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삼척시 임원항 수산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오늘 처음으로 많이 들어왔다"며 "그동안 계속 안 나오다가 오늘 시작됐다"고 전했다. 예년에는 10월 마지막 주부터 무늬오징어가 나오기 시작했으나, 올해는 11월에 들어서야 어획이 시작돼 평년보다 1~2주 늦은 편이다.

무늬오징어의 표준명은 흰꼴뚜기다. 일반 오징어보다 맛이 훨씬 달고 부드럽다. 원래 제주도 등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난류성 어종이었으나, 해수 온도 상승으로 2000년대 이후 동해안에서도 가을철 대량으로 어획되고 있다. 2, 3년 전부터 동해안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강원도 동해안의 대표적인 가을 수산물로 자리잡았다.

무늬오징어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특성상 수온이 내려가는 11월 전후 연안에서 외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치망에 집중적으로 포획된다. 이 시기가 보통 1, 2주 정도 지속되며, 이때가 무늬오징어를 평소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짧은 시즌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 동해안의 낮은 수온을 피해 더 깊은 바다로 나가기 때문에 어획량이 급감한다.

이날 삼척 임원항에서는 무늬오징어 가격이 크기에 따라 6만~10만 원대에 거래됐다. 2kg이 넘는 대형 개체는 20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일반 오징어 가격이 2만~3만 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삼척항 수산시장에서는 소형 무늬오징어가 1만~2만 원대부터 거래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것은 2만 원, 중간 크기는 5만 원, 큰 것은 7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원항에 비해 다양한 크기의 무늬오징어가 입고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늬오징어를 선택할 때 반드시 큰 것을 고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다른 생선들처럼 크기가 클수록 지방이 더 많이 들어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 2인이 가볍게 즐기기에는 1만~2만 원대 소형 무늬오징어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 상인은 "올해는 물량이 지난해만큼 많지 않아서 가격이 더 떨어지려면 물량이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일반 오징어도 얼마 안 잡혀서 가격이 더 안 떨어지고 있다"며 "일반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 무늬오징어 가격도 같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 남부 지역인 삼척과 동해에서는 이번 주부터 무늬오징어 시즌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시 묵호항의 한 상인은 "오늘부터 시작됐고 다음 주부터는 물량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한 번 제대로 터지면 가격도 가장 많이 내려간다"고 전했다. 묵호항에서는 1kg 정도의 큼지막한 무늬오징어들이 포획되고 있으나, 아직 가격은 13만 원대로 높은 편이다.

동해시 묵호항에서 만난 한 상인은 "무늬오징어가 동해에서 이렇게 나온 지 얼마 안 됐다"며 "2~3년 정도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동해안에 무늬오징어가 대거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릉 주문진 지역에서는 아직 무늬오징어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문진 어민 시장의 한 상인은 "올해는 아직 많이 안 나왔다"며 현재 입고된 무늬오징어가 1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문진 수산시장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점포에서 무늬오징어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단 한 곳에서만 대형 무늬오징어 몇 마리가 수조에 있었다.

무늬오징어 시즌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늦어지는 특성이 있기에 강릉 일대에서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어획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척 남부 지역에서 주말 정도에 피크를 맞이한 후 그 이후로는 강릉 쪽에서 물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봄 동해안 연안에 유입된 무늬오징어의 양이 예년에 비해 적었던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나 재작년처럼 파격적인 가격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향후 1, 2주간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현재보다는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 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척항 수산시장에는 무늬오징어 외에도 쥐치, 까치복, 자주복, 방어 등 다양한 어종이 입고되고 있다.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무늬오징어 소개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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