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몸값이 공개됐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 기록 작성
2025-11-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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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사상 첫 '30억 클럽' 가입…명장의 값어치 입증

29년 만의 통합우승에 이어 2년 만의 정상 탈환까지. LG 트윈스를 두 차례 왕좌에 올린 염경엽 감독이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몸값이 비싼 사령탑’이란 기록을 작성했다.
LG 트윈스는 9일 염경엽 감독과 3년 최대 30억원(계약금 7억원·연봉 총 21억원·옵션 2억원) 규모의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20년 두산 베어스와 맺은 3년 28억원을 넘어서는 KBO 리그 감독 역대 최고액이다. 현역 감독 중에서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끈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의 3년 2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염 감독은 2022년 11월 LG와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맡았다. 당시 그는 '우승 경험이 없는 우승 청부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올렸으나 삼성 라이온즈에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고,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 시절엔 정규시즌 막판 두산 베어스에 1위를 내주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패하며 쓴맛을 봤다.
하지만 염 감독은 LG에서 이 모든 한을 풀었다. 부임 첫해인 2023년 86승 2무 56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하며 LG의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뤘다. 2024시즌에는 정규시즌 3위(76승 2무 66패)로 마쳤으나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가을야구에 안착했다. 올해는 85승 3무 56패로 다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며 2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염 감독의 3년간 정규시즌 성적은 433경기 247승 7무 178패(승률 0.581)다. LG 구단 역사상 두 차례 통합우승을 이끈 최초의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과거 LG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은 1995년 고 이광환 전 감독과 1999년 천보성 전 감독 2명뿐이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염 감독이 처음이다.
특히 올 시즌 염 감독의 '관리 야구'는 큰 호평을 받았다. 선발 투수들에게 한 박자 빠른 교체로 휴식을 부여하며 시즌을 길게 내다봤고, LG 불펜 투수 중 3연투를 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야수진도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 돌아가며 쉬게 했다. 주전뿐 아니라 구본혁, 최원영, 이주헌, 김영우 등 백업 자원을 적극 기용하며 전력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베테랑에 대한 신뢰도 염 감독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년간 홈런 14개에 그쳤던 37세 김현수를 꾸준히 중심 타자로 기용했고,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7타수 9안타(1홈런) 3득점 8타점 타율 0.529로 맹타를 날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염 감독은 재계약 후 "역대 최고 대우를 해준 구단주님, 구단주 대행님, 사장님, 단장님께 감사하다"며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다시 한번 KBO 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LG 트윈스 감독을 맡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번의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을 목표로 해 LG 트윈스가 명문 구단으로 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며 LG 최초의 2연패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 염 감독과 재계약에 합의한 LG 구단은 통합우승을 완성한 뒤 세부 조건을 확정했다. 구단은 이번 우승으로 역대 최고 우승 배당금 52억8000만원에 그룹 보너스를 더해 총 79억2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