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3만5000원‘ 수만마리가 바글바글... “무서울 정도로 많다”
2025-11-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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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의 어도 뒤덮은 이 수산물... “처음 봅니다”

연천의 한 어도(魚道)가 순식간에 참게로 뒤덮였다. 콘크리트 벽면부터 바닥까지, 검게 꿈틀거리는 수만 마리의 참게가 민물로 향해 기어오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유튜브 채널 ‘국가대표 쩔템’에 8일 게재된 영상 ‘참게 수만 마리가 어도에 바글바글... 이런 거 처음 봅니다’ 속 장면은,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생명의 행렬이었다.
촬영자는 “벽에 물이 튄 줄 알았는데 다 참게였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화면에는 임진강 인근 어도에 참게들이 빽빽하게 붙어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벽 전체가 참게 덩어리다. 무서울 정도다”라는 말처럼 현장은 생명력이 폭발하는 듯한 장관이었다. 말 그대로 ‘게 천국’이었다. 
촬영자는 “참게는 11월에서 12월 사이 산란하고 1월에서 4월까지 태어난 새끼들이 민물로 올라온다”며 “수백 리를 거슬러 어미가 살던 곳까지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뜰채로 긁어서 라면에 넣어 먹으면 진짜 오지겠지만 잡으면 징역 간다”며 불법 포획을 경고하기도 했다.
참게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대표적인 회유성 갑각류다. 몸집은 손바닥만 하고 다리에 짙은 털이 덮여 있어 ‘털게’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강, 낙동강, 금강 등 주요 하천의 하구에서 주로 발견된다. 봄철에는 민물로 올라와 여름 동안 머물다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다시 바다로 내려간다.
이들의 생애는 극적이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참게는 바닷물에 가까운 기수역에서 자라다가 성체가 되면 강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한다. 암컷은 산란을 위해 강하구로 내려가고, 수컷은 교미 후 죽는다. 이런 순환이 해마다 반복된다. 어도(魚道)는 이들의 통로다. 콘크리트로 막힌 하천을 대신해 마련된 이 길을 따라 참게들은 본능적으로 위로, 더 맑은 물을 향해 올라간다.
영상 후반에는 한탄강에서 참게 통발 조업에 나선 유튜버 청년어부의 하루가 이어졌다. “오늘 통발 200개를 걷는다”며 시작한 조업은 새벽의 찬 공기 속에서 강 한복판에서 진행됐다. 영하에 가까운 기온에도 그는 “허리가 끊어질 만큼 힘든 작업”이라며 통발을 하나하나 끌어올렸다.
참게는 잡기 힘든 만큼 값도 비싸다. “1kg에 3만5000원 정도”라고 청년어부는 말했다. “암컷은 배가 동그랗고 수컷은 뾰족하다”며 구별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통발에는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 들어왔고, 그중 일부는 손바닥을 훌쩍 넘는 크기였다.
조업 중 장어가 함께 걸리기도 했다. 청년어부는 “작년에 2kg짜리 장어를 잡은 적 있다. 50만 원에 팔았는데 싸게 판 거다”고 말했다. 잡은 참게는 곧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로 옮겨졌다.
영상에는 갓 잡은 참게를 이용한 어탕국수와 참게장 요리가 등장했다. 참게장은 달큰한 내장과 짭조름한 간장의 조화를 자랑하고, 어탕국수는 진한 육수에 참게의 향이 배어들어 깊은 맛을 낸다.
참게는 미식가들에게 ‘가을 진미’로 불린다. 알이 꽉 찬 암컷은 특히 귀하다. 중국에서는 ‘양성호(陽城湖) 대게’로 불리며 고급 식재료로 거래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서식지 감소와 하천 개발로 개체 수가 줄어 자연산 참게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