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벼도 '특급 대우'~상처 입은 농심(農心) 보듬는 보성의 약속
2025-11-1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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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벼도 '특급 대우'~상처 입은 농심(農心) 보듬는 보성의 약속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유난히 잦았던 비와 부족했던 햇살에 상처 입은 황금 들녘, 한 해 농사를 망칠까 시름 깊던 보성 농민들의 얼굴에 마침내 안도의 빛이 감돌고 있다. 보성군이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공공비축미곡 수매에서, 병해 등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진 '피해 벼'까지 전량 사들이는 통 큰 결정을 내리며 농심(農心) 달래기에 나섰다.
####농부의 눈물, 정부가 닦는다
올해 보성의 가을은 풍요롭지만은 않았다. 궂은 날씨 탓에 깨씨무늬병과 수발아 피해가 번지면서, 낟알이 제대로 여물지 못한 벼가 속출했다. 애써 지은 쌀을 헐값에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이에 보성군은 단순히 정해진 물량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 피해를 본 벼까지 모두 품에 안기로 했다. 이는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저품질 쌀 유통으로 인한 시장 교란을 막는 일석이조의 묘수다.
####두 손 가볍게, 마음은 든든하게
수확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엔 수매 현장의 고됨도 만만치 않다. 특히 고령 농민이나 부녀 농업인에게 40kg에 달하는 쌀가마니를 옮기는 일은 벅찬 노동이다. 보성군은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도 '수매 도우미'를 투입한다. 2인 1조로 구성된 도우미들은 무거운 쌀가마니 상하차부터 계량 안내까지, 수매의 모든 과정을 그림자처럼 도우며 농민들의 짐을 덜어줄 예정이다.
####품질은 철저히, 정산은 신속하게
농민들을 위한 배려와 함께, 보성 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올해는 '새청무'와 '조명1호' 두 품종만이 수매 대상이며, 현장 검사를 통해 다른 품종이 섞이는 것을 철저히 차단한다. 또한, 농가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포대당 4만 원의 중간 정산금을 우선 지급하고, 최종 가격이 확정되는 연말까지 모든 대금 지급을 완료해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상처를 넘어, 희망을 수확하다
올해 보성군이 매입할 공공비축미는 총 26만여 포대. 유례없는 기상 이변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농민들에게 이번 수매는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선다. 땀의 가치를 인정받고, 공동체가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농민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마지막까지 농가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