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내려놓고 '성평등'을 입다, 장흥 고위직의 약속
2025-11-10 03:22
add remove print link
권위 내려놓고 '성평등'을 입다, 장흥 고위직의 약속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조직의 체질은 리더의 인식에서부터 바뀐다. 전남 장흥군이 건강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군은 지난 6일, 조직의 최상위 리더인 고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4대 폭력(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특별 맞춤 교육을 실시하며, 권위주의적 관행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리더가 곧 조직의 거울
이번 교육은 "리더의 변화 없이는 조직의 혁신도 없다"는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법적 의무 시간을 채우는 형식을 넘어, 관리자들이 조직 내 성차별적 문화를 근절하고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는 '책임 있는 리더'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양동옥 한국젠더문화연구원장이 강사로 나서, 4시간 동안 실제 사례 중심의 강도 높은 토론과 교육을 이끌었다.
####'알고 있다'는 착각을 깨다
교육의 핵심은 고위직들이 가질 수 있는 '나는 알고 있다'는 안일한 인식을 깨는 것이었다. 강의는 4대 폭력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어떻게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사건 발생 시 리더로서 어떻게 피해자를 보호하고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했다.
####침묵이 아닌 공감으로
참석자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직급과 권위 뒤에 숨겨져 있던 성인지 감수성의 민낯을 마주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훈련을 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침묵이 아닌 공감으로 응답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가 존중받는 일터를 향해
장흥군은 이번 고위직 교육을 신호탄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력 예방 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성별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리더들의 변화된 인식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 건강하고 신뢰받는 공직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