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년만 톱배우 복귀작…‘1인 2역’ 파격 연기로 관심 폭발한 ‘한국 영화’

2025-11-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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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7년 만의 파격 변신
시스템 속 인간성을 파헤치는 SF 누아르

배우 이나영이 7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에서 전혀 다른 두 인물로 분열된 자아를 연기하며 파격 변신을 예고했다. 이나영은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을 통해 연쇄 실종사건의 배후이자 어린이 범죄조직의 수장,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형사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 이후 7년 만의 복귀라는 점에서 국내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신원미상’은 시스템에 의해 이름을 잃고 존재를 삭제당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시스템 밖에서 저항하는 인물 ‘셰퍼드’와 시스템 안에서 고뇌하는 형사 ‘진이’의 대비를 통해, 하나의 인간이 처한 환경과 선택에 따라 얼마나 다른 존재로 분열될 수 있는지를 서늘하게 드러낸다.

이나영은 극 중에서 ‘셰퍼드’와 ‘진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완전히 다른 결로 표현한다. 셰퍼드는 차갑고 절제된 카리스마로 체제를 거부하는 인물이고, 진이는 내면의 윤리와 체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한 배우가 이 두 인물을 동시에 소화한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이나영의 연기 인생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연출을 맡은 조희수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신예 감독으로, 강렬한 미장센과 실험적 영상언어로 주목받아왔다. 9분 분량의 단편 ‘다이버스’, 28분 러닝타임의 ‘철인 3종 경기’ 등으로 이미 영화계 내외에서 개성 있는 시선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신원미상’은 조 감독이 미학적 감각과 서사적 깊이를 결합해 선보이는 새로운 도전이다.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조희수 감독은 이번 캐스팅에 대해 “두 인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을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있었다”며 “이나영 배우가 첫 미팅에서 ‘나를 신원 미상의 얼굴로 만들어달라’고 말했을 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오직 이나영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나영은 캐릭터의 본질을 끝까지 파고드는 배우였다. 셰퍼드와 진이 사이의 경계를 완벽히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이나영 또한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평소 단편과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지만, 배우로서 의미 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원미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사업화 지원 프로젝트로 선정된 작품이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KPPA)이 플랫폼 기관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다. 2026년 국내외 주요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품은 단편 형식을 통해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익명성과 존재 상실의 문제를 탐구하는 철학적 SF 누아르로, 국내 단편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서사적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배우 이나영 출연 단편영화 ‘신원미상(BABY DOE)’ 스틸컷 / ‘신원미상’ 제공

이나영의 스크린 복귀는 2018년 윤태호 감독의 영화 ‘뷰티풀 데이즈’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그는 북한에서 탈출한 새터민 여성이자 한 아들의 어머니로서 가슴 아픈 사연을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뷰티풀 데이즈’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이나영의 연기 변신을 세상에 알린 작품이기도 했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이나영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15년 배우 원빈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와 영화, 단편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복귀작 ‘신원미상’을 통해 이나영은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7년 만의 귀환’이 단순한 복귀가 아닌 새로운 도약임을 예고하고 있다.

유튜브, Contents Panda 콘텐츠판다

‘신원미상’은 짧지만 강렬한 러닝타임 속에서 이나영이 펼치는 ‘1인 2역’의 서늘한 이중 연기가 어떤 울림을 전할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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