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산 위, 호수 위…지금 떠나기 좋은 전국 케이블카 명소 6곳

2025-1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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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풍경을 만나는 여행

겨울로 향하는 길목, 떠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케이블카는 가장 간편하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여행 수단이다. 겨울철 산에는 상고대가 피어나고, 바다에는 물안개가 걷히며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요즘 같은 시기엔 케이블카가 가장 간편한 여행 수단이다. 차로 쉽게 닿고 짧은 이동만으로도 정상에 올라 사계절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가을과 겨울 모두 즐기기 좋은 전국 주요 케이블카 명소 다섯 곳을 소개한다.

◈ 하동 금오산 어드벤처 케이블카, 남해의 바다와 산을 한 번에

하동 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하동 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남해의 바다와 금오산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하동 금오산 어드벤처 케이블카는 국내에서도 규모와 조망 모두에서 손꼽히는 명소다. 길이 2.36km, 최고 높이 약 849m 구간을 따라 오르며 섬진강 하구와 남해의 푸른 바다가 점차 넓게 펼쳐진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남해대교와 여수의 해안선, 그리고 멀리 겹겹이 이어진 산자락이 한 화면에 담기며 남부 해안의 지형이 한눈에 드러난다.

하동 케이블카 전경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하동 케이블카 전경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정상부 전망대에 오르면 남해 앞바다의 섬들이 점처럼 흩어져 있고, 맑은 날에는 운해가 산허리를 감싸며 장관을 이룬다. 오후에는 햇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금빛 물결이 번지고, 노을이 질 무렵이면 붉은 하늘과 섬 그림자가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다. 케이블카의 길이가 길고 속도가 완만해 오르는 동안에도 창밖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정상에서는 케이블카 하차 후 별도의 체험으로 짚라인을 즐길 수도 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던 남해의 바다를 다른 시선에서 느낄 수 있는 코스로, 남녀노소 모두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다만 기상 상황에 따라 운영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하동IC에서 약 15분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며 주변에는 화개장터와 최참판댁, 섬진강 기차마을 등 여행지와 연계해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동 케이블카 위치 / 구글 지도

◈ 설악산 케이블카, 첫눈 내린 국립공원의 겨울 풍경

속초 시내에서 차로 불과 10분, 국립공원 입구에 자리한 설악산 케이블카는 겨울 산을 가장 편하게 만나는 길이다. 설악동 매표소에서 출발해 권금성까지 약 1.1km를 오르며 케이블카가 천천히 기울기를 따라 오를 때마다 창문 밖 풍경이 달라진다. 아래로는 설악동 계곡이 길게 펼쳐지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위 절벽과 눈꽃나무가 이어진다.

설악산 케이블카 / Pratomo Setiaji Kendarto-shutterstock.com
설악산 케이블카 / Pratomo Setiaji Kendarto-shutterstock.com

권금성 정상에 도착하면 마치 하늘 위의 성채에 오른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바위 능선 위에서 동해까지 시야가 뻗어나가며, 발 아래로는 눈 덮인 숲과 계곡이 구름처럼 이어진다. 날씨가 맑은 날엔 울산바위와 대청봉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아침에는 하얀 상고대가 나무 가지마다 피어올라 빛을 반사한다. 겨울 햇살이 산허리를 스치며 만들어내는 은빛 결은 설악산만의 계절을 완성한다.

케이블카가 내리는 권금성 일대는 ‘설악산의 하늘정원’으로 불린다. 주변을 따라 짧은 산책로가 이어져 있으며, 눈이 쌓인 날에는 목재 데크 위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바람이 매섭지만 그만큼 공기는 맑고 투명하다. 하산할 때는 오후 햇살이 능선을 붉게 물들이며, 오전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겨울철에는 강풍이나 적설로 운행이 중단되는 날도 있으므로 출발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차로 가까워 당일 여행으로도 충분하지만 속초 해변이나 대포항, 영금정과 함께 묶으면 하루가 꽉 찬 겨울 코스로 완성된다.

설악산 케이블카 위치 / 구글 지도

◈ 청풍호반 케이블카, 물과 산이 이어지는 호수 위의 하늘길

청풍호반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청풍호반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충북 제천 청풍면에 자리한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대표 호수 여행지다. 차로 청풍문화재단지 주차장까지 이동해 탑승할 수 있으며, 청풍호 위를 가로지르는 약 2.3km 구간 동안 물과 산, 하늘이 한눈에 펼쳐진다.

케이블카가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면 호수의 굴곡진 물결과 주변 산의 능선이 층층이 이어진다. 정상부 전망대에 도착하면 제천 도심과 청풍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며, 맑은 날에는 멀리 월악산 자락까지 조망할 수 있다. 가을에는 단풍이 호수에 비쳐 붉은 수면을 만들고, 겨울에는 물안개와 눈 덮인 산이 어우러져 고요한 설경이 펼쳐진다.

청풍호반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청풍호반케이블카 / 위키트리 정혁진 기자

정상부에는 전망카페와 산책로, 포토존이 조성돼 있어 여유롭게 머물기 좋다. 인근 청풍문화재단지나 비봉산 스카이워크, 청풍랜드 놀이시설과 함께 둘러보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풍성한 여행이 된다.

청풍호반케이블카 위치 / 구글 지도

◈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 남해의 바다를 잇는 하늘길

통영한려수도 케이블카. 미륵산 정상 / 통영케이블카 홈페이지 캡처
통영한려수도 케이블카. 미륵산 정상 / 통영케이블카 홈페이지 캡처

남해의 바다 위를 천천히 미끄러지듯 건너는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는 국내 해상 케이블카 중에서도 가장 긴 구간과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미륵산 자락에서 출발해 해발 461m 정상까지 약 1975m를 오르는 동안, 창문 밖으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이 길게 늘어서며 다도해의 풍경을 그린다. 바다와 산이 겹겹이 이어지고, 구름이 낮게 깔린 날에는 케이블카가 마치 안개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장면이 펼쳐진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통영 앞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편으로는 동피랑마을과 통영항, 오른편으로는 한산도와 거제도의 능선이 이어지며, 맑은 날에는 멀리 남해 금산까지 시야가 닿는다. 바다와 섬, 항구가 한 화면에 담기는 이 풍경은 ‘한려수도의 진경(眞景)’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이다. 겨울철에는 바람이 매섭지만, 그 덕분에 공기가 깨끗하고 시야가 한층 선명하다.

일몰 무렵이 되면 케이블카 아래의 바다가 붉게 물든다. 해가 서서히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면 섬들의 그림자가 바다 위로 드리워지고, 그 사이로 통영항의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이때가 통영 케이블카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정상부 전망대에는 포토존과 작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겨울 저녁의 노을을 여유롭게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통영 시내 중심에서 차로 15분이면 닿을 만큼 접근성도 좋다. 케이블카 탑승 후에는 인근의 스카이라인 루지, 동피랑 벽화마을, 중앙시장 등을 함께 둘러보는 여행 코스로 이어진다. 남해의 바람이 차갑게 스치더라도,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빛은 따뜻하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그곳에서 남해의 겨울은 한층 더 깊어진다.

통영 케이블카 위치 / 구글 지도

◈ 덕유산 설천봉 곤도라, 눈꽃이 피는 하늘 위의 길

무주 설천봉 전경 / sayan uranan-shutterstock.com
무주 설천봉 전경 / sayan uranan-shutterstock.com

무주 덕유산은 겨울이 오면 가장 먼저 하얗게 물드는 산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설천봉 곤도라는 해발 1520m까지 단숨에 올라가는 국내 대표 고지대 케이블카로 겨울이면 상고대와 설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소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 탑승장까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탑승 후 약 20분 동안 설산 능선을 따라 천천히 오르며 겨울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창문 밖으로는 눈으로 덮인 능선이 이어지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나무마다 하얀 서리가 내려앉는다. 정상부에 도착하면 구름 위로 솟아오른 듯한 설천봉 전망대가 반긴다. 이곳에서는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을 비롯해 멀리 지리산까지 시야가 닿는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은빛 설원과 푸른 하늘이 맞닿으며,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곤도라 운행이 기상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홈페이지나 리조트 안내를 통해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상부는 평지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낮고 바람이 강하므로 두꺼운 외투와 장갑, 모자를 챙겨야 한다.

덕유산리조드 관광곤도라 탑승장 위치 / 구글 지도

◈ 해남 두륜산 케이블카, 남쪽 끝에서 맞이하는 겨울 하늘

두륜산 케이블카 /  남도여행길잡이, 전남관광 공식 블로그 캡처
두륜산 케이블카 / 남도여행길잡이, 전남관광 공식 블로그 캡처

전라남도 해남의 두륜산 케이블카는 남쪽 끝에서 가장 먼저 겨울을 맞이하는 곳으로 산과 바다의 풍경을 동시에 품은 드라이브형 여행지다. 해남읍에서 차로 10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으며, 주차장에서 바로 탑승장이 이어져 접근이 편하다.

케이블카는 대흥사 일대를 출발해 해발 700m 부근의 두륜산 중턱까지 오른다. 짧지 않은 구간 동안 창밖으로는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 멀어지고, 아래로는 대흥사 사찰과 숲길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산 능선마다 흰 서리가 내려앉아 상고대가 피고, 안개가 천천히 걷히면 운해가 골짜기 사이로 흘러내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해남의 바다와 땅끝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완도와 진도 방면까지 조망할 수 있어 남도의 겨울 풍경을 가장 넓게 담을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케이블카는 왕복으로 약 20분가량 소요되며 상부역 주변에는 산책로와 포토존, 전망 카페 등이 조성돼 있다.

두륜산 케이블카 위치 / 구글 지도

가을과 겨울 사이, 케이블카 여행은 계절의 경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단풍이 남은 산비탈과 눈으로 덮인 정상 사이를 오르내리며 두 계절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 하늘에서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마주해보자.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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