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에 300원이었는데…지금은 가격 무려 5배 올랐다는 제철 '국민 생선'
2025-11-1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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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동해안 대표 별미로 꼽히는 수산물
겨울철 동해안 대표 별미로 꼽히는 양미리(까나리)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했다. 올 초만 해도 한 마리에 300원 수준이었던 양미리가 최근 5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양미리는 까나리의 동해 방언으로,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며 뼈째 먹을 수 있고 구이, 조림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이 먹는 생선 중 하나다.
지난 1월 기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양미리(까나리) 1kg이 8000~9000원 전후로 판매됐다. 1kg에 30마리 정도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리당 300원 정도였던 셈이다. 그러나 11월 12일 현재 산지 가격은 마리당 1500원 수준으로 무려 5배나 뛴 상태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어획량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양미리 어획량은 2014년 2300여 톤에서 지난해 500톤 밑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11월 5일 기준 54톤에 그쳤다. 10년 새 96%나 줄어든 것이다.
12일 오전 속초항에서는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속속 입항했다. 선원들은 그물에 걸린 양미리를 분리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지난달 말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됐지만 작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속초시수협에서 이날 진행한 경매에서 양미리는 40kg 한 박스당 17만 원 선에 낙찰됐다. 함께 제철을 맞은 도루묵은 20마리 한 묶음에 3만 원대를 기록했다.

속초항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박삼숙 씨는 헬로TV뉴스와 인터뷰에서 "바다에 흉년이 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자미나 어종들이 모두 다 안 나온다. 그런데 이제 유일하게 지금 때가 때니만큼 양미리는 조금씩 나오는데 예년에 비하면 이것도 반도 안 된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속초 양미리·도루묵 축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최근 며칠 사이 조업량이 다소 늘어나며 숨통이 트였지만, 판매자들은 매입 가격 그대로 내놓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지를 찾은 방문객들은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맛에 만족한 반면 어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기름값 등 조업 경비가 오르고 그물 작업 인건비까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강원도 도루묵 어획량은 2016년 6600여 톤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100톤 아래로 내려갔고, 올해 11월 5일 기준으로 24톤에 불과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99%가 감소한 수치다. 양미리 역시 10년 사이 어획량이 96%가량 급감했다.
한때 자원 회복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던 도루묵과 동해안에 흔했던 양미리가 이렇게 급감한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준태 속초시수협 판매과장은 "높은 수온 등 기후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올해 좀 늦게 시작해서 양은 아직 좀 적은데 앞으로 연말까지 가면 어획량은 계속 조금씩 (늘어서) 지난해 수준은 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동해안 주요 어종들의 서식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자원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