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의 거리, 이제 돈이 된다~강기정 광주시장의 '역발상 분권론'"

2025-11-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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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의 거리, 이제 돈이 된다…강기정 광주시장의 '역발상 분권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도권 일극 체제의 견고한 벽을 허물기 위한 대담하고 파격적인 제안이 대통령 앞에서 터져 나왔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2일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거리 비례 재정 분권’이라는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판을 흔들었다.

강기정 광주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무늬만 분권, 광역시의 ‘소외’

강 시장은 현재의 지방 재정 분권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과거 지방소비세를 나눌 때, 재정 형평을 이유로 수도권, 비수도권 광역시, 비수도권 도로 나누는 3단계 방식을 도입했지만, 이는 결국 광역시만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름만 분권일 뿐, 실제로는 또 다른 불균형을 낳는 비합리적인 제도라는 날 선 지적이다.

####멀어질수록 더 두텁게, ‘합리적 차등’

그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복잡한 3단계 배분 방식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2단계로 단순화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수도권에 배분되는 재원은 수도권과의 거리에 비례해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이는 인프라와 자원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상식을 뛰어넘는 ‘역발상’이었다.

####대통령의 공감, 변화의 신호탄?

강 시장의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에, 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 역시 깊은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방 재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며, 내년 예산부터 지방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낡은 틀을 깨고,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제는 ‘진짜 분권’을 논할 때

이날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중앙과 지방의 수장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강기정 시장이 던진 ‘거리 비례 분권론’이라는 화두는, 단순히 돈을 더 달라는 지방의 읍소를 넘어, 어떻게 나누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수도권과의 거리가 ‘소외’의 지표가 아닌, ‘지원’의 기준으로 바뀌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시작됐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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