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찾아온 후손의 고향사랑 기부’... 포항시 흥해읍, 곡강 최씨 후손 명예읍민증 전달
2025-11-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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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탁금, 흥해읍 내 10개 경로당에 TV, 냉장고 등 필수 물품 지원

[경북=위키트리]이율동 선임기자=포항시 흥해읍이 지난 6월 흥해읍 어르신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한 흥해(곡강)최씨 후손 남매에게 명예읍민증과 기념앨범을 전달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흥해읍은 지난 11일 이문형 읍장을 비롯한 직원 4명이 후손이 거주하고 있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라우어 시니어타운을 직접 방문해 명예읍민증과 함께 기념앨범을 제작해 전달했다.
기부자인 최성현(81)씨는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수성가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동생 최정희(77) 씨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다 귀국 후 부산에 거주 중이다.
남매는 부산에서 만나 대화 중 ‘곡강’이 북한의 지명인 줄 알았다가, 자신들의 뿌리인 곡강최씨의 본관이 포항 흥해임을 알고 무작정 찾아오게 됐다.
지난 6월 흥해를 찾은 두 사람은 흥해읍행정복지센터에서 이문형 흥해읍장을 만나 사연을 전하며 대화를 나눴고, 곡강최씨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이문형 읍장은 “흥해(興海)의 옛 지명은 ‘곡강(曲江)’으로, 이는 넓은 들을 아홉 번이나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며 “곡강최씨의 시조는 고려시대 곡강부원군을 지낸 최호(崔湖)공으로, 현재 흥해 곡강서원에 제향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진왜란과 구한말에도 많은 후손들이 의병으로 나서 나라를 지켰으며, 대표적으로 구한말 영남의병운동의 중심 세력이었던 산남의진의 제3대 대장 최세윤 의병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를 들은 남매는 “80평생 우리 뿌리가 이곳에 있는 줄도 몰랐다”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마음이 벅차고, 선조들의 고향 어르신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흥해읍 어르신 복지 향상을 위해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기탁금은 흥해읍 내 10개 경로당에 TV, 냉장고 등 필수 물품으로 지원 완료됐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로당 전달 사진과 함께 흥해읍의 역사와 곡강최씨 가문의 유래, 대표 인물 등을 담은 기념앨범을 제작해 전달했다.
이번 전달식을 위해 직접 방문하겠다는 소식을 전하자, 남매는 “굳이 이렇게 먼 길 오시지 않아도 된다”며 여러 차례 사양했지만, 흥해읍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과 선조의 고향과 인연을 이어가자는 뜻에 감동해 전달식 자리를 흔쾌히 수락했다.
다만, 오빠 최성현씨는 현재 개인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전달식은 최정희 씨의 자택에서 진행됐으며, 흥해읍 직원들은 따뜻한 환대 속에서 차와 식사를 함께하며 담소를 나눴다. 이어 명예읍민증과 정성껏 준비한 기념앨범을 전달하고, 앨범에 담긴 흥해의 역사와 곡강최씨 가문의 유래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흥해의 아름다운 9경을 소개하며 재방문 시 직접 가이드를 자처하는 등 훈훈한 정을 나누며 깊은 인연을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이문형 흥해읍장은 “연고가 없음에도 뿌리를 찾아 흥해를 다시 찾아주신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 며 “이번 기부는 지역 어르신들께 큰 위로가 됐고 마음만으로는 쉽지 않은 나눔을 몸소 실천해 선조의 고향과 인연을 잇는 아름다운 본보기가 되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줄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