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캠퍼스에 내린 가을, 낭만을 밟다"

2025-11-1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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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캠퍼스에 내린 가을, 낭만을 밟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1월 13일의 아침, 잿빛 도시의 심장부가 잠시 숨을 멈췄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교정, 삭막한 일상에 지친 이들의 발길을 위로하는 붉은 융단이 마법처럼 깔렸다. 계절이 빚어낸 가장 찬란한 풍경이 바로 그곳에서, 절정을 향해 타오르고 있었다.

####도시의 소음을 잊는 붉은 융단

교문을 들어서면 펼쳐지는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는 더 이상 단순한 길이 아니었다. 밤새 내려앉은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낙엽들이 발밑에서 폭신하게 부서지며,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잠재우는 듯했다. 학생들의 바쁜 걸음도, 시민들의 무심했던 산책도 이곳에서는 잠시 멈춰 서서 깊은 숨을 고르게 된다.

####하늘을 찌를 듯, 붉게 타오르는 거인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거대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저마다 주홍빛과 황금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위용을 뽐냈다. 빽빽하게 늘어선 나무들이 만들어낸 붉은 터널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신비롭고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카메라 셔터마다 터지는 ‘인생샷’

이곳은 이미 도시의 가장 뜨거운 ‘인생샷’ 명소다. 두꺼운 전공 서적을 잠시 내려놓은 학생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시민들, 다정한 연인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저마다의 프레임 속에 찰나의 가을을 담으며, 훗날 오늘을 추억할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를 만들고 있었다.

####짧아서 더 찬란한, 계절이 주는 선물

곧이어 불어올 찬 바람에 이 모든 풍경이 자취를 감출 것을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의 가을은 더욱 애틋하고 찬란하다. 전남대학교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그렇게, 가장 짧지만 가장 강렬한 위로와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하며 깊어가고 있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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