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부터 딱 걸렸다…부정행위에 퇴장당한 수능 응시생
2025-11-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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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시작 직전 퇴장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시내 수능 시험장에서는 시험이 모두 끝나기 전에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SBS에 따르면 2교시 직전인 오전 10시 22분, 용산구 용산고에서는 한 남학생이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무슨 부정행위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어두운 얼굴로 자리를 떴다.
수시에 이미 합격했지만 수능에 응시한 일부 수험생들은 1교시만 치른 뒤 자리를 떴다.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본 송 모(18)군은 “이미 수시로 대학에 붙었지만, 인생에 한 번뿐인 수능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응시했다”며, “시험장 분위기를 보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모(19)씨는 친구 두 명과 함께 시험장을 빠져나오며 “엎드려 있기만 하면 주변 친구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국어 시험만 보고 나왔다”고 말했고, “도시락은 한강 가서 먹으려 한다”며 밝게 웃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들을 돕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SBS에 따르면 오전 8시 9분, 입실 마감 1분 전,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앞에서는 한 여학생이 검은색 밴에서 내리자마자 달려 들어갔다. 해당 차량을 운전한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소속 안 모(62)씨는 “매년 수능마다 봉사활동을 한다”며 “학생이 문래역 인근에서 출발했는데 출발 자체가 늦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학교 교문 앞에는 오전 8시경부터 경찰차와 자율방범대 차량이 연달아 도착했다. 경찰차에서 내린 또 다른 여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민망한 표정으로 서둘러 학교 안으로 향했다.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이 지나자, 시험장을 둘러싼 긴장감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이어졌다. SBS에 따르면 강남구 휘문고 앞에서는 오전 8시 20분경, 한 어머니가 “정신이 없어 도시락을 깜빡했다”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감독관에게 도시락을 전해준 뒤 어머니는 허리를 굽혀 인사했고,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한동안 휘청거렸다. 이를 본 감독관은 “전화 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라. 나도 아이를 키웠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어머니를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