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몰랐다... 뜻밖에도 외국들 사이에서 인기 끝내준다는 한국음식
2025-11-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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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캔음식이라도 맛이 다르다는데...

한국 참치캔이 해외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래퍼 카디비가 한국 고추참치를 김에 싸 먹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폭발적인 관심을 끈 데다 일본 코스트코와 대형마트에서도 한국 고추참치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전 세계엔 참치 통조림 종류가 수없이 많다. 그런데 세계인이 유독 한국 제품을 골라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EBS 다큐'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이 그 해답을 보여준다. 2019년 10월 23일 방송된 '극한직업 - 참치 통조림의 탄생' 편의 일부인 영상엔 한 캔의 참치 통조림이 만들어지기까지 숨겨진 치밀한 공정과 작업자들의 노고가 담겨 있다.
한국 참치캔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원료와 맛의 차이에 있다. 미국에서 즐겨 먹는 날개다랑어,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황다랑어는 샐러드나 마요네즈를 버무려 샌드위치 재료로 쓰는 데 어울린다. 반면 한국 참치캔에 주로 사용되는 가다랑어는 밥반찬으로 그냥 먹거나 찌개에 풀어 넣기에 적합하다.
특히 한국 참치캔은 식용유에 담겨 있어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는 칼로리 문제로 물담금 통조림 수요가 많지만, 한국은 1980년대 초반 참치캔이 처음 출시될 당시부터 면실유를 사용해 기름으로 가공한 통조림을 판매했고, 이것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대신 사용되면서 급속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참치캔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가시 하나 없이 깨끗한 살코기다. 해외 주문이 급증한 이후에도 두부에 올려먹거나 치즈를 곁들여 파스타나 볶음밥에 넣어 먹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는 이유다.
경남 고성의 한 참치 통조림 공장은 하루 처리하는 원어의 양만 무려 100톤에 이른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참치는 가다랑어다. 작은 몸집에도 수천 km를 회유하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의 대표 주자다. 
2년여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참치 원양 어선에서 참치를 하역하는 작업부터가 극한의 노동이다. 작업자들은 여러 겹의 옷으로 추위에 중무장한 채 영하 60도의 냉동 창고로 들어간다. 내쉬는 숨마저 얼려버리는 강추위 속에서 바윗덩어리 같은 참치를 지상으로 올리는 작업이 진행된다.
냉동 상태로 입고된 가다랑어는 지체 없이 보관 창고로 향한다. 본격적인 가공 작업에 앞서 냉동 가다랑어를 해동시키는 과정이 시작된다. 수조 하나에 투입되는 양만 무려 7500kg으로, 총 6개의 수조가 24시간 쉴 새 없이 풀가동된다.
5시간 동안 해동을 마친 가다랑어는 곧바로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다. 원어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1차 세척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내장 손질 단계로 들어간다.
참치 통조림 생산의 핵심은 작업자들의 손끝에서 이뤄진다. 작업자는 "하루에 몇 마리를 작업하는지 셀 수가 없다"며 "10시간을 작업하니까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내장과 부산물 손질을 마친 가다랑어는 2차 세척까지 한 번 더 거친 다음 크기별로 구분돼 섭씨 100도의 증기로 1시간 이상 익히는 과정을 거친다.
통조림 안에는 오로지 살코기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삶은 고기에서 껍질과 가시를 제거하는 본격적인 작업이 펼쳐진다. 가다랑어 한 마리에서 제거해야 하는 뼈와 가시의 수만 대략 270여 개에 달한다.
작업자는 "하루에 세 번 정도 작업을 한다"며 "이곳에서 뼈를 빼고, 기계실에서 또 뼈를 뺀다"고 설명했다. 척추뼈는 그저 시작일 뿐 내장을 감싸고 있는 갈비뼈는 물론 살에 꼭꼭 숨어 있는 잔가시까지 최대한 살코기만 남도록 골라내는 것이 관건이다.
2차 클리닝 과정부터는 작업자들에게 보다 더 엄격한 위생 기준이 적용된다. 1시간마다 작업을 멈추고 손을 씻은 뒤 알코올 소독까지 시시각각 반복해야 한다. 먼지 제거 테이프로 전신을 문지르는 것도 모자라 기다란 에어샤워 통로를 또 한 번 지나야만 다시금 작업 공간 안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멸균이 핵심인 통조림 공장이니만큼 이물질 혼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각오다.
2차 클리닝 작업장에서만 무려 20명씩 세 개 조로 총 60명의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작업자는 "혈합육하고 뼈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공정"이라며 "혈합육은 참치에 빨간 살로 비린맛이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잔가시 하나라도 놓칠세라 손가락 끝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켜 일일이 가시를 골라내야 하는 작업자들. 작업자는 "장갑을 끼게 되면 작은 뼈가 잘 안 만져진다"며 "가시 혼입을 막기 위해 하나라도 더 깨끗하게 제거하기 위해 장갑을 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게 각별한 정성으로 발라낸 살코기는 바구니 하나당 대략 4~5kg으로, 원어 무게의 채 50%가 되지 않는 양이다. 게다가 한 마리를 손질하는 데만 무려 10분이 소요되는 고된 작업이다.
온종일 생선을 만지다 보면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기도 한다. 작업자는 "병원에 가면 간호사님들이 한 번 쳐다본다"며 "어디 생선 장사하느냐고 물어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1, 2차 두 번에 걸쳐 가시 제거 작업을 끝낸 살코기는 기계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금속 검출기를 지난 다음 마침내 통조림 충진 과정으로 넘어간다. 선별한 살코기들을 캔에 채워 놓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전수 검사를 거친다.
매의 눈으로 숨어 있던 잔가시들을 다시 한번 걸러낸 살코기들은 충진기 속으로 차례로 밀려 들어가 정해진 용량만큼 캔에 담긴다.
충진된 캔들은 라인을 따라 엑스레이 기계를 지나간다. 육안으로도 구별해 낼 수 없는 미세한 잔가시들조차 엑스레이 검사기의 눈을 피할 수 없다. 통조림 하나를 다 해집고 나서야 겨우 눈에 띄는 잔가시들을 걸러내는 과정이다.
이물 검사를 완료한 통조림에는 조개즙이나 채소즙을 원료로 한 주액이 첨가된다. 작업자는 "부드럽고 식감을 좋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참치는 바다의 닭고기로 불릴 만큼 담백한 맛을 자랑하지만 살코기만으로는 퍽퍽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주는 것이 카놀라유 성분이다.
완벽하게 밀봉된 통조림들은 라인을 따라 분주히 이동해 6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캔 겉면의 기름기를 씻어내는 세척 과정을 거친다.
통조림의 장기 보존을 위해선 제품에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미생물 하나까지라도 제거해야 한다. 115도에서 보통 1시간에서 3시간까지 고온 고압을 이용한 멸균 과정을 거친 참치 통조림들은 다시 기계를 따라 마지막 포장실로 향한다.
작업자는 "참치가 생산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숙성이 돼서 정말 맛있다"며 "유통 기간에 대한 걱정 없이 오랜 기간 두어 먹을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요리와도 두루 어울려 활용도가 높은 국민 반찬이다. 여러 공정을 거쳐 꼼꼼하고 안전하게 제품을 만들고 있으니 믿고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했다.